카카오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대해 1년만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플랫폼·콘텐츠·게임 등 사업 전반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AI(인공지능) 연구·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과 조직을 통합하고, 부동산 자회사 카카오스페이스를 합병하는 등 조직 통합을 통한 역량 결집에 속도를 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의 주식 39.87%를 취득한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디지털 음원 유통 및 플랫폼 시장의 1위 사업자인 카카오가 디지털 음원 기획·제작 시장의 1위 사업자인 SM과 결합하는 것이다.
이번 기업결합으로 카카오는 SM의 인기 음원을 확보하며 기존 카카오엔터가 강점을 갖고 있던 음원 유통시장 점유율과 플랫폼 시장 점유율이 각각 43.02%, 43.6%까지 높아진다. 음원 기획·제작 시장도 13.25%로 올라간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디지털 음원 시장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된다고 판단, 자사 플랫폼 우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독립된 기구를 설립할 것 등의 시정조치를 제시했다.
이번 결합 승인으로 엔터 사업 밸류체인을 더욱 강화하게 된 카카오는 AI를 비롯한 주력 사업에서도 효율화와 시너지 강화에 나선다. 카카오는 2일 이사회를 열고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 AI 기반 언어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 등을 영업 양수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카카오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맞춰 AI 기술의 일상화·대중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GPT'를 비롯해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 다양한 경량화 언어모델 등을 보유한 카카오브레인의 기술 역량과 카카오의 서비스 강점을 결합해 속도감 있게 AI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에 합류할 카카오브레인 임직원은 일상 속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경량화 언어모델 개발은 물론, 그간 깊이 연구·개발해 온 AI 모델의 고도화도 이어간다. 카카오브레인 법인은 그대로 존속한다. 헬스케어 사업 부문이 존속해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AI는 이제 기술 검증을 지나 실질적 활용이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이용자 경험에 대한 카카오의 이해 및 해석 노하우와 언어모델에 대한 카카오브레인의 역량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의 일상에 스며 드는 가장 카카오다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는 부동산 개발·공급 자회사인 카카오스페이스를 흡수합병했다. 카카오스페이스는 CA협의체 지원조직장인 총괄대표 산하에 '스페이스팀'으로 편제돼 제주 프로젝트 등 업무를 주도하게 된다.
팀장은 임성욱 전 카카오스페이스 대표가 맡았다. 이 팀은 제주 유휴부지 프로젝트 등을 전담할 예정이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