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이 초저가를 내세워 빠르게 국내 시장을 파고드는 가운데 특허청이 해외 이커머스를 통한 짝퉁 대량 유통을 단속·수사하기 위해 별도 조직을 신설해 강력 대응한다. 최저가 제품을 빌미로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을 교묘히 판매하는 디자인 침해 범죄가 급증하고, 그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기술경찰)은 1일부터 디자인 침해 범죄 증가에 대응해 '디자인침해 단속지원단'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간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를 통해 국경을 초월하는 디자인 모방품 유통이 급증하며 디자인 침해 범죄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그런데 피해를 본 신고자 접수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수사 방식으로는 적발에 어려움이 있다. 도·소매업자와 제조업자만 접근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회원제, 공동구매는 일반인의 구매 접근이 제한돼 수사관이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이번에 신설된 단속지원단은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내에 설치돼, 대량 유통시장에서 일반 구매자와 소매업자로 활동하면서 디자인 모방품 유통 상시 감시와 상습 대량 유통 판매자에 대한 수사 연계 정보 입수 등의 역할을 한다.
알리와 테무는 최근 초저가, 무료배송, 미끼상품 등 공격적인 마케팅 물량 공세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알리의 국내 쇼핑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496만명에서 지난 2월 기준 818만명까지 급증하며 국내 2위인 11번가(736만명)을 제치고, 업계 1인 쿠팡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테무도 지난해 말 기준 328만명으로 티몬, CJ온스타일, 홈앤쇼핑, 이마트 등을 앞질렀다. 이런 상황에서 짝퉁 유통도 빠르게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지식재산권을 침해해 적발된 수입품 규모는 2조902억원(시가 기준)으로, 그중 중국산이 1조7658억원(84.5%)에 달했다. 또 올해 1~2월 적발한 수입 짝퉁 규모가 653억원에 달했는데, 그 중 중국산이 593억원으로 90.8%에 달했다.
단속지원단은 디자인 침해가 빈번히 이뤄지는 의류, 패션 분야는 상시 감시하고, 감시 과정에서 획득한 모방품 유통 정보는 특허청 기술경찰에 전달해 단속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구매 활동을 통해 입수하는 모방품, 거래 내역 등의 수사연계 정보는 추후 디자인 침해 증거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단속지원단 운영을 통해 대량 유통 판매자의 무분별한 디자인 모방품 확산에 선제적 대응하고, 디자인 침해 근절을 위한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