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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대기업비중 40%인데 한국 14%… `양질 일자리` 부족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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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경쟁·저출산 원인
1위 미국과 무려 44%p 격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국내 대기업(250인 이상) 비중은 14%인 데 반해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대기업 비중은 40%가 넘어 큰 격차를 보였다. 대기업 일자리로 대변되는 '좋은 일자리' 부족은 우리 사회에서 대학 입시경쟁의 과열과 출산율 하락, 수도권 집중 심화 등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50인 이상 기업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관련 통계가 나온 OECD 32개 국가 중 최하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대기업 비중은 14%에 불과한 반면 미국은 58%로 무려 44%p의 격차를 보였다. 프랑스(47%)와 영국(46%), 스웨덴(44%), 독일(41%) 등 주요 선진국도 대부분 40%를 훌쩍 넘겼다.

추세적으로도 국내 대기업의 일자리 비중은 그리 많이 늘지 않았다.

고영선 KDI 연구부원장은 "1998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대규모 사업체의 일자리가 줄었고 그 후 다시 늘어나긴 했지만 그 추세가 뚜렷하지 않았다"며 "쉽사리 이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 것은 분야별,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하청구조가 고착화된 기업 측면에서의 문제가 클 것으로 보고있다"고 진단했다.

사업체 규모에 따라 근로조건이 큰 차이를 보였다. 2022년의 경우 5~9인 사업체의 임금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54%에 불과했고, 비교적 큰 규모인 100~299인 사업체의 임금도 71%에 그쳤다. 중소기업 임금은 대기업의 절반, 중견기업 임금은 대기업의 2/3를 겨우 넘긴 것.

다른 근로조건도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상황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3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출산전후휴가제도가 필요한 사람 중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30%였으며, 육아휴직제도는 이 비율이 약 50%에 달했다.

임금근로자의 절반에 달하는 인구가 30인 미만 사업체에서 근무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들 상당수가 모성보호제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다.

대기업 일자리로 대변되는 좋은 일자리의 부족은 한국 사회의 대학 입시경쟁 과열과 사회적 이동성 저하, 출산율 하락, 여성 고용률 정체, 수도권 집중 심화 등에도 연관성이 높았다.

상위권 대학 졸업자들은 임금뿐 아니라 정규직 취업, 대기업 취업, 장기근속 등에 있어서도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에, 이는 결국 과도한 입시경쟁을 부르는 사교육 경쟁으로 연결됐다. 부모의 경제력이 높을수록 사교육 지출이 크고 자녀의 학업성취도도 높게 나타나는 경향으로 미뤄보면 부모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교육을 통한 '부(富)의 대물림'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좋은 일자리 부족은 수도권 집중에도 영향을 미쳐 국가균형발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수요는 물론 노동공급도 많아 대규모 사업체를 유지할 수 있지만,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는 사업 시작부터 쉽지않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기업의 규모화(scale-up)가 원활히 진행될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시행 중인 여러 중소기업 지원정책들의 효과성을 점검하고, 기업의 규모화를 저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야한다는 것이다.

고 연구부원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의 정책과 대기업 경제력 집중 관련 정책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일명 '피터팬 신드롬'으로 불리는 대기업으로 규모를 키우지 않고 계속 중소기업으로 남으려는 경쟁력 갖춘 중소기업들이 커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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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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