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춤했던 서울 집값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릴 경우 수도권 집값이 더욱 들썩일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에만 가계대출은 6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가계부채 불씨를 잡기 위해 수도권 중심으로 추가 '핀셋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넷째주(26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5월 1~4주간 매주 0.08→0.10→0.13→0.16%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시가 지난 3월24일부터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재지정 후 상승 폭이 0.08~0.09%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0.39%), 송파구(0.37%), 서초구(0.32%) 등 강남3구 뿐만 아니라 강동구(0.26%), 마포구(0.23%), 용산구(0.22%), 성동구(0.18%) 등 한강벨트가 오름세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재건축 속도가 붙은 양천구(0.31%)는 서울 전체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마포구, 성동구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성동구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1차 전용 84㎡(31층) 매물은 지난달 19일 34억9000만원에 팔리며 3.3㎡(평)당 1억원을 넘겼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16층)는 지난달 23일 22억5000만원에 팔렸다. 전 평형이 최근 들어 신고가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2.5%로 0.25%포인트(p) 내리면서 대출 금리가 떨어져 주택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축소되기 전 막차 수요가 쏠릴 경우 서울 집값 상승세에 가속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6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올해 2월(+4조2000억원), 3월(+4000억원), 4월(+5조3000억원)에 이어 넉 달 연속 증가세가 지속됐다. 월간 증가폭으로는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올해 1분기부터 주택 거래가 크게 늘었던 여파로 주담대 증가 속도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가정의 달 연휴, 공모주 청약 일정 등에 따른 자금 수요로 신용대출 역시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가계부채 불씨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추가 '핀셋 규제'를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 자본규제상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세에 대비해 내부 등급법상 신규 취급 주담대의 위험가중치 하한인 15%를 상향 조정하는 방식이다.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으면서 부동산을 포함한 경제정책이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 강화 규제를 내놓고 있지만 새 정부 출범 기대감에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며 "고삐 풀린 부동산 시장을 놓치면 경제정책의 출발선에서부터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