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가부 폐지는 대선공약이었고 정권초기에 여당이 정부조직법을 내서 개정하면 의석수와 관계 없이 통과시킬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정부 출범(2022년 5월10일) 이후 '대통령실 용산 이전' 이행으로 거대야당과 충돌했고,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여가부 폐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불발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집권 두달 뒤 여가부에 폐지 로드맵 마련을 지시하는 등 공약 이행 언급은 계속돼왔다.
다만 여소야대로 추진력이 부족했다. 정권교체 직후 국민의힘은 옛 국민의당과 합당해도 113석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172석이었다.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와 청년참모들 주도로 '여성가족부 폐지' 한줄공약이 나왔었지만, 전·현직 대통령마저 부딪힌 대통령실 이전 혼란과 겹쳐 관철되지 않았단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부조직법은 여소야대 상황에서도 통과시켜주는 게 관례이지만 여당은 정권 초에 정부조직법을 인수위에서 제대로 처리하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안철수 의원(전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겨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여소야대여서 여가부 폐지가 안됐다고 선동만 하고 실제론 폐지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며 "정확히는 제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추진해야 된다고 할 때마다 여성계의 반발을 이야기하면서 무시했고 R&D예산을 줄이면서도 여가부 예산은 늘리더니 갑자기 또 '실질적 폐지' 이야기를 한다. 그 와중에 실무능력이 없는 부처에서 (전북) 잼버리를 주관하다가 국제적 망신까지 샀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 일관성이 어디있으며 진정성이 어디있나. 개혁신당에서 정부조직법을 손대려고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생각이 났냐"고 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김현숙 장관 사직(지난 20일) 이후 장관직을 공석으로 둔 배경으로 "법 개정 이전이라도 (여성부 폐지) 공약 이행에 대한 행정부 차원의 확고한 의지 표명이 필요하단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차기(제22대)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여가부를 폐지하고 기능을 이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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