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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掩耳盜鐘 <엄이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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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여담] 掩耳盜鐘 <엄이도종>


가릴 엄, 귀 이, 훔칠 도, 쇠북 종.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이다.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아무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는 어리석은 행동을 비유한다. 타조가 위험을 감지하면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는 행위와 비슷할 것이다. 진(秦)나라 승상 여불위(呂不韋)가 만든 역사책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유래했다. 비슷한 사자성어로 엄이도령(掩耳盜鈴), 엄이투령(掩耳偸鈴)이 있다. 종(鐘)을 방울(鈴)로 바꾼 것이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손바닥으로 하늘가리기'가 있다. 코를 막고 향을 훔친다는 엄비투향(掩鼻偸香)도 같은 뜻이다.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명문가 범 씨(範氏) 집안이 망할 위기에 처하자 그의 집에 있던 귀중한 물건들이 도둑맞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 도둑이 범 씨 집에 숨어들어가 커다란 종을 훔치려 했다. 그러나 종이 너무 커서 종을 들고 도망칠 수 없었다.그래서 도둑은 종을 부수어 작은 조각으로 만들기로 했다. 망치로 깨니 큰 소리가 났다. 그 소리를 듣고 다른 사람이 올까 두려워한 도둑은 귀를 막았다. 도둑은 종소리를 듣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귀를 막았다 하더라도 소리는 밖으로 퍼져 나가는 법이다. 사람들은 소리를 듣고 달려와 도둑을 붙잡았다.


잘못을 숨기려고 해도 결국 진실은 밝혀진다.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합리화하려는 행동은 어리석을뿐 아니라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오늘날에도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종소리에 귀를 막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정치권에서 유독 심하다. 누구보다도 솔선수범을 해야 할 정치인들이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 손바닥으로 귀를 막는다. 소통의 부재이고 도덕성의 상실이며 염치(廉恥)가 없다. 국민들은 맥이 빠진다. 불통의 정치는 분열의 정치를 낳을 뿐이다. 정치인의 각성과 각오가 중요한 때다. 귀를 열고 민심을 제대로 듣는 정치인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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