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0일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신설하고, 수석비서관 전원을 교체하는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로써 대통령실은 2실장(비서실장·안보실장) 6수석(국정기획·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 체제에서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 5수석(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 체제로 바뀌었다.
추후 과학수석이 신설되면 3실장 6수석 체제로 변경된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인선 브리핑을 갖고 "장관급 정책실장 신설하고, 이관섭 현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윤 대통령이 정무수석에는 한오섭 현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 시민사회수석은 황상무 전 KBS 앵커, 홍보수석은 이도운 현 대변인, 경제수석은 박춘섭 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사회수석은 장상윤 현 교육부 차관을 발탁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두 4일자로 임명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이관섭 신임 정책실장과 관련해 "그동안 탁월한 정책 기획력과 조율 능력을 발휘해서 굵직한 현안들을 원만히 해결해 왔다"며 "국정 전반에 대한 식견이 높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국정과제를 추진력 있게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정책실장실은 경제수석실, 사회수석실을 관장하고, 향후 구성할 과학기술수석실도 소속으로 두게 된다.
윤 대통령은 원래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실을 개편하면서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기존 청와대에 있던 정책실장직을 폐지했다. 그러나 정부 출범 1년 6개월 만에 정책실장을 부활시켰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정책결정을 번복하거나 부처 간 엇박자를 보이면서 정책 성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적 체감도를 높이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욱이 내년 총선에 윤석열 정부 사활이 걸린 터라 연금·노동·교육 등 개혁과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절박함도 담겨 있다.
김 실장은 한오섭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과거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선임 행정관, 경기도지사 정무특보 등을 역임했고,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줄곧 국정상황실장으로 소임을 다해 왔다"며 "국정 현안에 대한 통찰력과 정무 감각을 바탕으로 대(對) 국회 관계를 원만히 조율하면서 여야 협치를 이끄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황상무 신임 시민사회수석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에게 매우 친숙한 언론인으로서 축적해 온 사회 각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국정 전반에 국민 눈높이에 맞춰 운용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했다.
이도운 신임 홍보수석에는 "다년간의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뛰어난 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고, 박춘섭 신임 경제수석에는 "정통 경제 관료"라며 "재정·예산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식견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장상윤 신임 사회수석에는 "사회·복지 분야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기획 조정 역량이 탁월해서 교육·복지·연금 개혁을 속도감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신설되는 과학기술수석실은 빠르면 연내, 늦어도 연초에는 마무리한다는 게 대통령실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학기술수석 등 인선에 시간이 걸린다"며 "가급적 연내, 연초에는 구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과학수석실까지 완성되면 대통령실은 5수석 체제에서 6수석 체제로 변경된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과제와 의대 정원 확대 등 현안을 총괄할 복지수석실 신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총괄했던 미래정책기획관실은 당분간 유지되고 신임 대변인도 곧 인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실 인사 개편안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