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은 다만, 판세가 예측에서 크게 벗어난 것에는 "결과적으로는 국민들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번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애석하고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실패 요인으로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선 우리가 후발주자로 유치 활동에 들어갔고, 민관이 일체가 되어 열심히 뛰었지만 역시 역부족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으로부터 '문재인 정부의 탓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박 장관은 "관계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정부는 엑스포 유치전을 시작하면서 여러 차례 문재인 정부가 2030엑스포 유치 신청을 하고도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불평과 비판이 나왔고, 유치 과정에서도 유력 주자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1년 가량 뒤쳐져 불리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 박형준 부산시장은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직후 패인으로 사우디보다 1년 늦은 유치활동이라고 꼽았다. 박 시장은 당시 기자들에게 "(지난 정부에서) 엑스포 유치를 국가사업으로 정해놓고도 사우디보다 1년이나 늦게,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선 점은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며 "외교가에서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뒤늦게 우리가 나서서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고 초반 열세를 극복하는 데 그만큼 어려움이 컸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또 새만금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여파가 엑스포에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고 답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등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커진 상황에 악영향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국가 안보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장관은 마지막날까지 유치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는 등 판세 예측이 어긋난 부분에 대해서는 "전쟁이 시작됐는데 진다고 생각하면서 임하는 사람은 없다. 열세지만 최선을 다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뛰었다"며 "1차 투표에서 선정되기는 어렵더라도 2차 결선 투표에서는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유치 활동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엑스포 개최지 선정 1차 투표에서는 3분의 2 이상 득표를 해야 개최권을 딸 수 있다. 우리나라는 1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3분의 2 득표를 저지한 뒤 2차 투표에서 이탈리아 로마 표심을 흡수해 역전한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1차 투표에서 총 165표 중 119표(72.1%)를 획득해 2030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다.
박 장관은 그럼에도 빗나간 판세 분석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서면으로, 구두로 부산을 지지를 표한 나라들이 있었다"며 "판세를 가급적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읽으려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외교부 재외공관이 있고, 외국 중앙정부를 상대로 유치전을 벌였기에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판단해 정부 기관 내, 유치위원회와 공유했다"며 "완벽했다고 말하진 않지만 두세번 크로스체크(재확인)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장관은 "기대한 만큼 결고가 미치지 못한 것에는 겸허히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2035년 엑스포 유치 재도전 여부에는 "부산시민, 우리 국민들의 꿈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결정은 부산시가 하겠지만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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