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지수 상승 후 매물 쌓여
계절적 비수기 영향 가능성 분석
계절적 비수기 영향 가능성 분석
최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 매물 적체가 약간 소강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에는 꾸준히 감소해오던 아파트 전세 매물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 누적 최고치를 찍었던 올해 초 대비로는 절반 수준이긴 하지만, 다시 적체가 시작되는 모양새라 가격 향방 등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아실 통계에 따르면, 10월 초 6만8000여건까지 내려갔던 수도권 전세매물이 다시 쌓이는 추세로 전환하며 27일 기준 8만 3888건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서울의 경우 10월 초 2만9026건(4일)까지, 인천은 7975건(2일), 경기는 3만1806건(3일)까지 각각 줄어들면서 수도권 전세매물은 10월 3일 기준 6만8834건까지 내려가 작년 6월 초 수준까지 되돌아갔다.
그러나 이후 지역별로 조금씩 매물이 누적되고 있다.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5138건으로, 경기는 3만9892건으로 집계됐다. 경기는 전날까지 4만여건을 계속 넘겨온 바 있다. 이날 기준 인천은 8858건으로 집계됐지만, 이달 내내 9000여건을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해왔다.
서울의 전세거래는 감소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2만 8588건까지 늘었던 아파트 전세거래는 꾸준히 줄어들며 10월에는 1만 8516건까지 감소했다. 올해 2~3월 3만8000여건 수준이었던 경기 아파트 전세거래 신고 역시 10월 기준 3만269건에 그치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 매물 누적은 전세가격 상승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작년 수도권 전세 매물이 가장 많이 쌓였던 12월 22일(14만 561건)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지만, 최근 전세가격지수가 조금씩 상승 중이라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서울의 전세가격지수는 86으로 2개월 전인 9월(84.95)보다 0.52 올랐다. 경기 역시 9월 83.25에서 이달 20일 84.3으로 올랐다. 그나마 인천은 81.95에서 82.3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일부 단지에서는 전세 가격이 오른 상승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 강북구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의 전용면적 84㎡는 이달 18일 6억원(2층)에 계약갱신권을 사용했다. 이 평형대는 10월에 4억 7000만원(9층) 신규 전세계약이 나왔던 단지라 1억원이 넘는 전세보증금 차이를 보였다. 강남권도 마찬가지다. 10월 9억7000만원(16층)의 전세 갱신계약이 나왔던 송파구 리센츠 전용 84㎡는 이달 11일 13억5000만원(11층) 신규 계약이 신고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저점 대비 상당히 올랐고 금리 부담에 매매보다는 전세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9월부터 거래가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이 멈추긴 했지만, 급매물 소진 후 오른 가격대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런 추세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 가능성과, 갱신계약권 사용으로 신규 매물 회전률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1월이라 계절적 비수기에 들어간데다 최근 갱신계약 비중이 늘면서 신규 수요자들이 줄다보니 매물이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상반기 전세가격은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극적인 급등까지는 아니고 약간의 상승 정도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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