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롯데·DL 등 대기업 이전
풍부한 배후수요에도 미분양
2023년 준공 아파트들 공실로
풍부한 배후수요에도 미분양
2023년 준공 아파트들 공실로
11일 서울시 민간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 내 미분양 아파트는 942가구로 집계됐다. 봄 이사철 수요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으로 직전월인 2월 1002가구에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동구가 287가구로 가장 많았고, 동대문구(170)와 강서구(145)가 뒤를 이었다. 특히 강동구와 강서구는 발생한 미분양 가구가 모두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 가구였다.
강서구는 최근 도심업무지구(CBD), 강남업무지구(GBD), 여의도업무지구(YBD) 등 기존의 서울 3대 업무지구에 이어 4대 업무권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곡지구가 위치해 있지만 미분양 해소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2023년 3월 입주를 시작한 화곡동 더리브스카이 아파트 94가구가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같은 해인 2023년 준공한 아파트들이 줄줄이 공실로 남았다. 등촌동 동촌지와인 아파트 5가구, 내발산동 마곡에이치밸리움 1가구,내발산동 우장산동문디이스트 45가구 등이다.
신규 오피스가 쏟아지고 있는 마곡 지역은 서울 내 주요 업무지구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연면적 약 46만3000㎡(약 14만평)의 복합업무시설 CP4 '원그로브'와 약 13만2000㎡(4만평)의 CP3-2 '케이스퀘어 마곡', 약 16만5000㎡(5만평)의 CP1 '르웨스트' 등이 공급되며 약 20만평 규모의 대형 오피스들이 들어섰다.
이미 2018년 LG그룹이 둥지를 틀었고, 롯데, 코오롱, 이랜드, 넥센타이어, 광동제약, 에쓰오일 등 대기업들이 산업단지에 입주했다. DL이앤씨와 롯데건설도 마곡으로의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특히 마곡업무지구는 연구·개발(R&D) 상근인력 비중이 높아 '서쪽의 판교'로 불린다.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기업과 롯데케미칼, 코오롱, 제넥신 등 20개 이상의 바이오 기업이 밀집해 있다. 지하철 9호선, 5호선, 공항철도가 지나는 등 우수한 대중교통 접근성을 갖춘 점도 높이 평가받는다. LG아트센터, 서울식물원 등도 조성됐다.
부동산 빅데이터기업 알스퀘어 관계자는 "앞서 개발된 판교, 상암 등을 복기해보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지난해부터 대규모 임대용 오피스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마곡이 주요한 서울 내 업무권역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강서구에서도 역세권에 양질의 일자리를 갖춘 마곡 지역의 아파트는 상승세다. 1만여가구 대단지 마곡동 마곡엠밸리에서도 '대장주'로 꼽히는 7단지에서 지난 3월 신고가 매매가 이뤄졌다.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면적 114㎡ 아파트가 지난 3월 26일 20억1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신고됐다. 올해 매매된 강서구 아파트 중 최고가였다. 2013년 분양 당시 전용 114㎡ 가격이 5억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분양가 대비 4배가량 상승한 셈이다.
마곡엠밸리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마곡업무지구의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갈수록 입주사가 늘고 있다"면서 "계획 조성된 녹지와 공항 인근의 고도제한으로 살기도 쾌적한 곳이 강서구 내 다른 지역과는 차이를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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