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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한폭탄 자영업 다중채무… 연착륙 위한 핀셋 설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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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한폭탄 자영업 다중채무… 연착륙 위한 핀셋 설계 절실하다
22일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 채무 관련 법무법인 광고물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한계상황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을 보면 그렇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 말과 비교해선 6.2% 불어났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1800만원으로, 2020년 1분기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끌어쓴 차주를 가르킨다. 이런 다중채무자 숫자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자영업 다중채무 차주수는 6월 말 기준 17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4000명 늘어 최대치를 찍었다.

이들의 연체액과 연체율도 치솟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원리금을 1개월 이상 갚지 못해 생긴 연체액은 13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배나 늘어났고, 연체율은 1.78%로 1년 전인 0.75%에서 1%포인트 넘게 올랐다. 이는 돌려막기마저 어려워졌음을 보여준다.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연체액과 연체율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이들은 더 깊은 부채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다. 고금리 시기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다중채무자를 방치한다면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것은 자명하다. 빚폭탄이 터져 금융시스템 전체를 뒤흔들 개연성이 높다.

선제 대책이 화급하다. 잘못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된다. 정부는 고도의 경각심을 갖고 시한폭탄이 된 자영업자 다중채무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조속한 대책이 없다면 이들이 찾아갈 곳은 사채시장 뿐이다. 막연한 퍼주기가 아닌 보다 정교한 핀셋 대책을 통해 이들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기존 대출을 저리의 장기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대규모 대환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 도덕적 해이와 다른 대출자와의 형평성 훼손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이자 감면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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