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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여의도 은행옥상 12만 마리 양봉 `금융맨`… "꿀벌 사라지면 인류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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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꿀벌 생태계 회복 프로젝트
양봉외 밀원숲 조성·바다숲 조성도
"꿀벌 키우다보니 중요성 더 깨달아"
보여주기식 아닌 실질적 변화 노력
[오늘의 DT인] 여의도 은행옥상 12만 마리 양봉 `금융맨`… "꿀벌 사라지면 인류도 없죠"
조용범 KB국민은행 ESG기획부 부장. KB국민은행 제공.



'K-BEE 도시양봉' 주도 조용범 KB국민은행 ESG기획부장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본관. 이 곳 건물 옥상엔 의외의 생명체가 살고 있다. 바로 꿀벌이다. 무려 12만 마리다.

'도심, 그것도 건물 옥상에서 웬 양봉?'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기자가 대신 던져봤다.

"왜 금융 기업이 벌을 키웁니까?"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멸종하니까요. 4년 안에 인류가 전멸한다고 합니다."

꿀벌 키우기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조용범 KB국민은행 ESG(환경·사회·지배구조)기획부 부장(53·사진)의 대답은 간명했다.

조 부장은 "꿀벌 개체 수가 크게 줄면서 우리나라 농가도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생물 다양성 보존과 육상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ESG 차원에서 도시 양봉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개체수가 급감하는 꿀벌이 던지는 경고는 섬뜩하다.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경고음을 낸 사람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100대 농작물의 71%를 수분하는 매개체다. 꿀벌이 사라지면 꿀벌을 통해 수정하고 열매를 맺는 농작물의 생산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곧 연쇄적인 생태계 교란과 심각한 식량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지난 5월 20일 세계 벌의 날을 맞아 국립 안동대학교 산업협력단과 함께 발간한 '벌의 위기와 보호 정책 제안'을 보면 올해 초 141억마리의 꿀벌이 사라졌다.

[오늘의 DT인] 여의도 은행옥상 12만 마리 양봉 `금융맨`… "꿀벌 사라지면 인류도 없죠"
KB국민은행이 도시양봉 사회적 기업 어반비즈와 함께 꾸며놓은 옥상 양봉장. 수확한 꿀은 저소득층 가정 등에 지원하며 지역상생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진=이미선 기자.



이런 상황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한 곳이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해 지난해부터 'K-BEE(케이-비)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사실 저도 꿀벌에 대해 문외한입니다. 하지만 꿀벌을 키우다보니 생태를 이해하게 됐고, 그 중요성을 점점 더 깨닫게 됐습니다"


KB국민은행 옥상 양봉장은 KB국민은행의 1호 프로젝트다.
그런데 왜 옥상이었을까. 조 부장은 "면적과 근접성 등을 고려해 기존에 직원 휴게 공간이었던 곳을 양봉장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지난 5월에는 서울숲에 'K-BEE 도시 양봉장' 2호를 조성했다. 규모는 약 990㎡. 양봉장 뿐만 아니라 벌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BEE Hotel(비호텔)'도 꾸며놨다. 오는 7월에는 도시 양봉장 3호 오픈을 앞두고 있다.

도시 양봉업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주 들여다보고 벌들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 부장 역시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한번 옥상 양봉장에 들러 벌들의 상태를 확인한다고 했다. 조 부장은 "도시 양봉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벌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가꾸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도시 양봉 외에도 KB금융의 밀원숲 조성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는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KB금융의 주요 계열사들도 참여한다.

밀원은 꿀벌의 먹이가 되는 원천을, 밀원 식물은 꿀벌이 꿀과 꽃가루를 찾아 날아드는 식물, 밀원숲은 밀원 식물로 조성돼 꿀벌이 살기 적합한 서식지를 의미한다.

벌집군집붕괴 현상을 막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건강한 서식지를 조성하는 일이다. KB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지난 2022년부터 4년에 걸쳐 강원도 홍천과 경북 울진 등에 헛개나무와 백합나무 등 밀원수 10만 그루를 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밀원숲 조성에 더 많은 국민이 함께할 수 있도록 영업점에서 밀원식물 키트 1만여 개를 배포하기도 했다.

[오늘의 DT인] 여의도 은행옥상 12만 마리 양봉 `금융맨`… "꿀벌 사라지면 인류도 없죠"
조용범 KB국민은행 ESG기획부 부장.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은 해양수산부와 손잡고 'KB 바다숲 프로젝트'도 실시할 계획이다.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해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잘피숲 조성과 연안 정화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잘피는 바닷속에서 꽃을 피우는 해초류다. 해양생물의 보금자리이자 바닷속 탄소흡수원으로 주목받는다. 10ha 규모 잘피 서식지는 잘피가 심겨진 퇴적층을 포함해 자동차 2800대가 매년 배출하는 양의 탄소(5000t)를 흡수할 수 있다. 산림보다 흡수량이 30배 이상 많다.

이처럼 KB국민은행은 ESG 활동에 진심이다. 단순 보여주기식이 아니다. 사회 문제가 일회성 관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 부장은 "도시 양봉, 밀원숲 조성, 밀원식물 키트 배포 등 다양한 해결 방안을 실천하며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국민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라며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서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활동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KB금융은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중장기 추진 전략인 'KB NET Zero S.T.A.R'를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고 그 중 25조원을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로 하는 등 국내외 '기후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글·사진=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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