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배달료 5000원 No! “배송로봇이 뜬다”…현대차 투자한 스타트업 보니

입력: 2023-06-16 08:06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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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형 인공지능(AI) 배송 로봇이 계단을 자유자재로 타고 오르면서 음식이 쏟아지지 않게 음식을 배달한다. 천정부지로 뛰는 배달료에 배송로봇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또 주말 비오는 날 오후 카페를 가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인공지능(AI) 가상인간이 내 기분에 맞게 농담을 건내는 시대가 열린다.

1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행사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이날 행사에는 모빈, 모빌테크,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뷰메진, 어플레이즈 등의 스타트업이 참석했다.

모빈은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업체로 작년말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에서 분사했다. 모빈이 개발한 배송 로봇은 말 그대로 로봇이 집 앞까지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아파트 단지나 리조트 등 반경 1㎞ 이내 배송을 우선 목표로 한다. 아파트 단지 상가나 프랜차이즈 등에 렌털 사업으로 공급하는 것이 주 수익구조다.

이날 행사에서는 모빈의 배송 로봇 시연이 있었는데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대에서 발표하는 최진 모빈 대표에게 물을 갖다주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경사진 계단을 오를 땐 물건을 담은 박스가 수평을 이루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으로, 지난 4월엔 편의점 CU와 한달간 24시간 배송 시범을 진행하기도 했다. 모빈은 현대건설과 협업을 맺고 힐스테이트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현대글로비스와의 소형 물류창고 배달 로봇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와는 신호수 로봇도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진 대표는 "배송 시장을 보면 1㎞ 이내 단거리 비중이 48.6%고, 배달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1조8000억이다. 유인배달은 고비용·저효율이 지적되는 만큼 배달 로봇 떠오른다"며 "계단, 인도 등이 배송 로봇에게는 장애물인 점을 이해하고 이에 맞춰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플레이즈도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분사 업체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자동으로 선정하고 재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입자가 날씨, 시간, 현재 분위기, 원하는 음원 스타일, 장르, 시대, 한국·외국곡 비중, 좋아하는 곡을 선정하면 알아서 음원을 재생해주는 서비스다. 이날 시연에서는 '오전', '맑음', '트렌디', '밝고·경쾌한·신나는', '랩·힙합·소울', '2010~2020년대', '국내 비중 60%'와 선호곡 6개를 선정하니 기리보이의 음원이 흘러나왔다.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슷하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어플레이즈는 실시간 상황에 맞춰서 음원 재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공용 공간 큐레이션'이 특징이다. 운전자를 대상으로는 차량용, 카페 등 각 사업장에 대해서는 매장용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을 대상으로는 건물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건물용은 특허도 받았다. 비용은 기존 음원 스트리밍의 3분의1, 또는 4분의1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배정진 어플레이즈 대표는 "현재 현대차 전시장을 비롯해 20여개 이상의 F&B 브랜드 등과 협업하고 있다"며 "현대차 사옥에서 적용한 이후 근무환경에서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88% 등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뷰메진은 자율 비행 드론과 AI 비전 기술을 결합한 건설 현장 안전·품질 검사 솔루션 '보다(VODA)'를 통해 현대건설과 안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도엽 뷰메진 대표는 "건설사들은 준공 장 20층 기준 한 동당 통상 4여일·1억5000만원이 들어간다"며 "자사 드론 솔루션을 활용하면 시간은 반나절, 비용은 5000만원까지 절감할 수 있다. 0.3㎜ 바늘구멍 만한 미세한 균얼도 찾아 보고서를 작성해준다"고 설명했다.

모빌테크는 현대차그룹 제로원 펀드 투자로 성장 기반을 닦은 '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 보유 스타트업으로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정밀지도, 가상 모델하우스 등에서 협업하고 있다.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전개하는 업체로, 현대차그룹과 상호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강성구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실장은 "나와 친한 버추얼 휴먼을 만들고자 한다. 기존 AI 어시스턴트에 애정을 못 느끼는 이유는 수동적이기 때문"이라며 "카메라를 활용해 얼굴 인식뿐이 아닌 감정을 인식하는 부분을 개발하고 있다. 늦게 퇴근하고, 주말 퇴근하는데 표정이 좋지 않다면 '노동청 전화번호라고 알려줄까요' 등의 농담을 던진 수 있는 버추얼 휴먼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