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사안 자체가 매우 심각하고 화급하다. 선관위가 지금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단순 사과는 책임이아니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이 고용세습에 사과한다곤 했지만 그에 따른 후속조치엔 사과의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제점이 드러난 후 노 선관위원장이 보인 태도엔 도무지 중앙기관장의 엄정한 리더십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이 국회에 나와 뻔뻔한 거짓해명을 할 때도 기관장으로서의 추상같은 조치 낌새조차 느낄 수 없었다. 뒤늦게 나타나 기껏 한다는 조치가 말로 사과한다는 것뿐이고 행동은 감사원 감사 거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건 대충 적당히 버텨보겠단 태도"라며 "강제조사 권한도 없고 선관위 제출 자료만으로 조사할 수밖에 없는 권익위 조사론 부패의 진상을 폭넓게 밝혀 그 뿌리를 뽑아낼 수가 없다. 고소고발된 피의자의 피의사실에 한정해 수사할 수밖에 없는 수사당국 수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관위가 이런 점을 잘 알고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면서 고위직들의 부도덕·비위·불법행위까지 모두 드러날까, '조사받는 시늉'만 보여주겠단 행태로 보인다"며 "'아빠찬스, 형님찬스 채용'에 이어 '자녀들을 본인 근무지에 꽂아넣는 근무지 세습'까지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 11명에 이른다"고 상기시켰다.
김 대표는 "자정능력 자체를 상실한 선관위가 국민들의 감사요구에 대해 맛집 고르듯이 '이 집이 좋겠네 저 집이 좋겠네' 식으로 하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선관위는 직무감찰을 받지 않았던 게 헌법적 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선관위의 부패행태는 관행을 존중받을 조직으로서의 자격 자체를 상실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면성실한 선관위 직원들에게 더 이상 고통 주지 말고 노 선관위원장은 자신의 책임을 행동으로 보이라"며 사퇴와 감사원 감사 수용을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노 선관위원장 사퇴 촉구와 감사원 감사요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독립기관 흔들기라며 선관위를 두둔하는데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냐"고 야권을 동시에 겨눴다.
그는 "선관위 고위직들이 이토록 겁도없이 과감하게 고용세습 저지를 수 있었던 이유가 민주당과 공생적 동업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 아니냐"며"선관위가 주요 선거때마다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편파적 해석했던 사례가 많았단 점은 선관위와 민주당의 공생적 동업관계를 더욱 확신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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