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언론인 출신 의원들은 경찰이 전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MBC기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명백한 과잉수사이자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의원들은 TV조선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점수를 늦게 조작한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면직을 두고도 "방송장악을 위한 불법 쿠테타"라고 날을 세웠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MBC기자 출신인 박광온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장관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MBC 기자에 대한 경찰의 전날 압수수색을 가리켜 "명백한 과잉수사이자 언론 탄압"이라며 "수사를 받는 기자와 압수수색을 당한 MBC는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때 있었던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보도했다. 많은 국민은 그래서 보복 수사로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 위원장 면직에 대해선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검찰수사 목적이 한 위원장을 축출하기 위한 것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후임으로 MB(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 장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 거명된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MB정부 시절 미디어법 날치기, 정연주 KBS 사장 기소와 해임, MBC PD수첩 제작진 수사·기소, YTN 기자 6명 해고 등 많은 언론 탄압, 언론인들에 대한 탄압이 있었다"며 "MB정부의 악습을 끊지 못하고 오히려 계승한 듯이 한 것은 정말로 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연합뉴스>
KBS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묻는다"며 "지금이 2023년이 맞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1970년대 유신체제 아래에서 중앙정보부가 보도지침을 작성해 유신체제를 반대하는 일체의 기사를 간섭하고 금지했다"며 "여기에 반발하는 기자들은 해직돼야만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날리면을 보도한 MBC 기자와 공영방송의 뉴스룸까지 압수수색하고 신분이 보장된 방통위원장을 위헌적 논란을 무릅쓰고 면직한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 1970년대 유신체제와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연합뉴스>
JTBC아나운서 출신인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인사청문자료 유출로 국회 사무처와 MBC 뉴스룸까지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정권의 심기를 거스르면 국회건 언론사건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쳐들어가 짓밟는 것이 윤석열 정권의 본성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방송사의 뉴스룸은 민감한 취재자료, 취재원 개인정보가 있어 공권력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되어야 할 공간"이라며 "인사 청문 자료 유출을 빌미로 뉴스룸까지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은 명백한 과잉·표적 수사"라고 주장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연합뉴스>
한겨레 신문 기자출신인 김의겸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안 자체가 그렇게 무거운지가 근본적으로 의문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인 한 장관이 아니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라며 "한 장관은 이번 사건으로 '복수의 화신'으로 등극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 때문에 수사 당국이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검사가 수사권을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인가'라고 언급했던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이거(압수수색)야말로 전형적인 깡패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정말 검은 뿔테 안경을 쓴 깡패"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전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한 데 대해선 "공영방송 이사 추천 권한이 있는 한 위원장을 보내고 자기 입맛에 맞는 위원장을 앉히려고 무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위원장 후임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선 "(이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 당시 언론 장악의 선두에 섰던 인물"이라며 "그가 복귀하는 것만으로도 정부 입맛에 맞는 방통위원장을 앉히려는 속셈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