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발사체로 쏜 K-인공위성
해외 '셋방살이'서 독립 의미 커
독자 기술로 우주독립국 실현
11번째 '스페이스 클럽' 반열
25일 누리호 3차 발사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진정한 우주강국으로 나아가게 된다. 발사체와 위성을 자력으로 우주에 보낼 수 있는 11번째 '스페이스 클럽' 국가 반열에 올라서는 새 이정표도 쓰게 된다. 지난 1992년 우리나라가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쏘아 올린 지 31년 만에 실용위성을 실은 우주발사체를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리는 상용 발사 서비스에 탄력을 받게 된다.
그동안은 우리 자체 발사체가 없다 보니 해외 발사체의 발사 일정에 맞춰야 하는 '셋방살이'를 면치 못했다. 우리별 1호는 1992년 8월 11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우주기지에서 프랑스 발사체 아리안V-52에 실려 발사됐다.
하지만 우리 발사체가 있으면 해외 발사체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의 위성을 원할 때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우리 원하는 궤도에 언제든지 수송할 수 있다. 누리호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확보되면 독자적인 우주수송 능력을 확보하게 돼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우주경제 시대를 앞당기는 초석을 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지난 1, 2차 누리호 발사가 우주발사체 성능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3차 발사는 실용위성을 실제로 싣고 목표 궤도까지 정확하게 운반하는 게 목표"라며 "누리호가 첫 실전 발사에서 이를 입증해 상업 발사체 운송 시대에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실전 발사에 나선 누리호의 최종 임무는 8기 실용위성을 고도 550㎞에 순차적으로 올려 놓는 것이다. 8기 위성을 연이어 지구 궤도에 서로 충돌하지 않고 목표 궤도에 안착시켜야 하는, 처음 시도해 보는 고난이도 임무이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했다. 총 무게 179.9㎏로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하기 위한 레이더 등의 핵심부품 국산화 능력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았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SAR(영상레이더)를 포함해 모두 6기의 탑재체로 이뤄졌다. SAR는 해상도 5m 및 관측폭 50㎞의 X선 주파수 대역으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레이더다. 광학카메라와 달리 빛 또는 구름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 야간은 물론 악천후에도 기상관측이 가능하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한국천문연구원 개발 우주방사선 관측기(LEO-DOS)를 통해 근지구 궤도 우주방사선 관측 임무도 한다. 또 국내 산학연에서 국산화한 △상변환 물질을 이용한 열제어장치 △X-대역 GaN기반 전력증폭기 △GPS·갈릴레오 복합항법수신기 △태양전지 배열기 등 위성 핵심기술 4종에 대한 우주환경 성능검증도 이뤄진다.
누리호 3차 발사는 우주 강국 진입 못지 않게 우리나라가 민간 우주시대를 본격 개막하는 의미 있는 첫 발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10월 누리호 고도화사업의 민간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 참여를 시작으로 발사체 기술과 노하우 등을 이전받아 2025년 4차 발사부터 6차 발사까지 항우연에서 바통을 이어받아 발사를 주도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우주개발 패러다임이 민간 주도로 본격 전환될 전망이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누리호 3차 발사 시도는 우리나라가 독자적 우주수송 능력을 갖춘 우주발사체의 성능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으로,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우주경제를 키우는 바탕이 마련된다는 데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과기부와 항우연은 발사 90분 후인 이날 오후 7시 50분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 발사와 8기 위성이 지상국과 첫 교신 성공 여부를 공식 발표한다.
![[누리호 3차발사 성공] 우리기술로 기적 쏜 누리호… 민간 우주시대 초석 놓았다](//contents.dt.co.kr/images/202305/2023052602100331731001[1].jpg "[누리호 3차발사 성공] 우리기술로 기적 쏜 누리호… 민간 우주시대 초석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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