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후드
바버라 내터슨 호로위츠·캐스린 바워스 지음/김은지 옮김/쌤앤파커스 펴냄
바버라 내터슨 호로위츠·캐스린 바워스 지음/김은지 옮김/쌤앤파커스 펴냄
![[논설실의 서가] 동물도 사춘기가 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305/2023052202102369660002[1].jpg "[논설실의 서가] 동물도 사춘기가 있다")
와일드후드를 통과하는 동안 대개의 동물들은 불안정한 행태를 보인다. 일부러 위험한 곳에 가서 포식자에게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양육자의 보호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며, 괜히 동료들끼리 싸움을 걸거나 피 튀기는 서열 다툼에 자진해 끼어든다. 위험을 자처하는 것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이는 청소년 동물들에게서 발견되는 인간의 '사춘기 반항'과 같은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청소년 동물들은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한 4가지 조건, 안전·지위·성·자립을 그 시기에 배우고 훈련하는 것이 세상 모든 동물의 본능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펭귄, 하이에나, 혹등고래, 늑대가 동물 사춘기 반항아의 샘플로 제시된다. 사우스조지아섬의 청소년 킹펭귄은 바다표범이 호시탐탐 노리는 바다로 무모하게 뛰어든다. 서열의 가장 낮은 흙수저로 태어난 수컷 하이에나는 경쟁자를 이겨내고 '지위'를 획득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혹등고래는 '수컷 합창단'의 노래를 통해 '동의와 거절'을 배우고 소통한다. 부모를 떠나 '야생'에 스스로를 던진 청소년 늑대는 굶어죽지도 로드킬로 인해 희생되지도 않았다. 책은 어른이 되기 위한 동물 세계 청소년들의 통과의례와 다름 없는 불안과 도전, 성취를 어떤 다큐멘타리보다도 사실감 있고 현장감 있게 그려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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