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혁신을 말한다] 건물일체형 태양광은 미래 에너지원](http://contents.dt.co.kr/images/202305/2023052202102269063001[1].jpg "[혁신을 말한다] 건물일체형 태양광은 미래 에너지원")
이 건물들은 모두 외벽에 태양광 모듈이 부착되어있다. 도봉구 청사의 경우 5층부터 16층까지 녹색과 회색 계열 네 가지 색상의 컬러형 태양광 모듈 891장을 설치해 연간 약 89MWh의 친환경 전기를 생산해 청사의 전력 자립률을 3%가량 끌어 올렸다고 한다. 전문용어로는 '건물일체형 태양광'이라고 하고,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s)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는 태양광 발전에 있어 상당히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일조 시간이 짧고 국토의 63%가 산인데다 인구밀도가 높아 태양광을 설치할 여유 공간이 없다. 그래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이미 사용하고 있는 땅을 활용하는 것인데, 농사를 짓는 땅을 이용하는 영농형 태양광과 건물일체형 태양광이 그것이다. 특히 일반 태양광같이 지붕·옥상에 별도 구조물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태양광 패널이 건축 자재가 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이 매우 유용하다.
건물일체형 태양광은 전력을 생산하고, 건물의 외장재 기능을 갖춘 태양광을 말한다. 건축자재의 기능이 없이 건물에 단순히 패널을 부착하는 건물부착형 태양광인 BAPV(Building Attached Photovoltaics)와는 구별된다.
건물일체형 태양광은 일반적으로는 건물의 외벽이나 유리창 자체를 태양광으로 하는 방식을 말하지만 건물의 지붕, 방음벽 등을 이용하거나 도로, 주차장 등 인간이 만든 구조물을 활용하는 것도 포함하여 부르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는 '건물일체형 태양광 산업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도시 건물이 많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차세대에너지로 건물일체형 태양광을 꼽았다.
동서발전은 2019년도부터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에너지기술 R&D 로드맵'과 연계한 도심형 태양광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아직 기술성숙도는 높지 않으나 건물형 태양광의 미래 시장 수요에 대비해 창호형 투명 태양전지, 산단 지붕형 태양광 모듈, 비정형 벽면에 모듈 부착 기술,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모듈, 노면 블록형 태양광 모듈 등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태양광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산대와 협업해 도심형 태양광 활성화를 위해 '3D 프린팅 기반 비정형 건축 디자인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도심형 태양광 패널'을 개발 중이다. 울산과학기술원과는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실증'을 위한 연구과제를 추진 중이다. 한화큐셀과도 '태양광 보급확산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및 사업화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도로방음벽 태양광 모듈을 공동 개발 중이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다. 우선, 다양한 건물일체형 태양광 제품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다. 태양광 설치 위치, 소재, 크기, 색상 등의 시공기준에 대한 한국산업표준(KS) 인증이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다음으로 경제성·안전성·심미성·유지관리에 있어서도 시장의 요구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 기술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 정부의 지원정책과 산업계·학계의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이어진다면 2026년까지 모듈단가는 1.3$/W, 모듈 수명은 28년, 설비 이용률은 14%까지 향상될 수 있다.
또한 누전·화재 발생시 전력차단 기능 및 발전량 예측, 모듈 온도제어, 고장진단, 사이버보안 등 건물기반 지능형 시스템 구축을 위한 AI 연계형 유지관리 플랫폼도 필요하다. 건물주 입장에서 보면 안전하고 경제적인 에너지를 얻는 것뿐 아니라 설비 고장, 변색, 박리에 따른 하자 비용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화석연료뿐 아니라 미래 에너지로 불리는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발전을 위한 일조량과 풍력발전을 위한 풍황자원 또한 매우 부족하다. 건물일체형 태양광이 아직 기술개발 단계이긴 하나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주요 재생에너지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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