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사설] 저출산 예산·정책,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실패 반복 안 한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회의를 주재했다. 세계사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우리사회의 출산기피 현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년간 28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했다"며 "출산·육아하기 좋은 문화가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정책만을 갖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정책 및 제도의 뒷받침과 함께 우리사회 출산에 대한 문화와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초저출산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작년 출생아수는 24만9000명이었다. 지금과 같은 출산율이 계속되면 10년 후면 10만명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출생아수가 줄어들면서 이미 총인구가 2020년 감소로 돌아섰고,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2060년 총인구는 3750만~4800만명으로 예상된다. 인구는 모든 경제활동의 상수이며 인구감소는 경제활력을 떨어뜨린다. 나아가 병역자원의 고갈을 초래한다. 근원적으로는 한 국가의 지속성과 정체성을 위협한다. 그럼에도 저출산위 회의를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게 7년여 만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간 역대 정부들이 초저출산 문제에 위기의식은커녕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한 데에 대통령의 안일과 의지 부족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저출산위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대책을 보면 크게 눈에 띄는 게 없다. 돌봄과 교육, 일·육아 병행, 주거, 양육, 건강 등 5대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평가·환류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해온 정책에서 크게 나아진 게 없다. 다만 다자녀 특별공급 주택을 대폭 늘리고 기준을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완화한 것, 작년에 증액한 부모급여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안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지원금 확대만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재정투입으로 출산율 제고에 성공한 프랑스나 독일 같은 국가에 비해 우리는 아직 GDP 대비 재정투입 비율이 낮은 편이다.아동기본법을 제정해 양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명시한다는데, 이참에 비혼 출산 아동의 불이익을 없애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출산정책을 부모 기준이 아니라 아동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저출산 예산확보와 정책수립 및 집행을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이제까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