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논설실의 서가] 상상 초월 해킹의 세계를 까발린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해커와 국가
벤 뷰캐넌 지음/강기석 옮김/두번째테제 펴냄
[논설실의 서가] 상상 초월 해킹의 세계를 까발린다


감시·공격·보복·폭로가 뒤얽힌 국가 간 끊임없는 해킹을 다룬 책이다. 정보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이 당연하지만,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은 이제까지의 정보전 양상을 바꿔놓았다. 디지털 네트워크와 사이버 세계에서 국가 간 경쟁은 급속도로 고도화돼 이제 세계 모든 국가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각국은 해커를 키우고 새로운 방식의 사어비 감시와 공격, 보복과 폭로를 일삼고 있다. 이 경쟁에서 낙오되면 국익도 사라진다.

책은 우선 사이버 해킹, 사이버 감시, 사이버 공격, 사이버 전쟁이 일어나는 근원은 무엇인가 파고든다. 2차 세계대전 때 영국 정보부가 벌인 치머만 전보 사건부터 냉전 시기 스파이 세계에서 벌어진 첩보전의 승패를 통해 세계사의 물줄기가 바뀌었거나 적어도 국익이 판가름 난 경우를 분석한다. 사이버 안보 전문가인 저자가 현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에서 과학기술정책국 및 AI 사이버안보 담당 부국장이라는 사실에 눈이 간다. 책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그리고 약화되긴 했지만 현재까지도 미국이 전 세계 해저 광케이블 네트워크에서 가진 지정학적 이점과 레버리지를 솔직히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솔직함은 이제 미국도 해킹에서 더 이상 절대적 우위를 점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 때문에 가능한지 모른다. 저자는 에드워드 스노든을 비롯한 여러 정보요원들의 폭로로 미국의 다양한 해킹 자산들이 공개되고 역으로 공격을 받음으로써 이제 미국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된 사정을 설명한다. 저자는 사이버 공격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파괴적이지는 않을지 몰라도 훨씬 더 광범위하며 예방하기 더더욱 어렵게 되어가는 것에 경종을 울린다. 게다가 해킹의 대상은 일반 시민으로 확대되고 그 위협은 군사적 의미를 넘어 평범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행복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밝힌다. 비정한 국제관계에서 결국 가장 잘 해킹하는 나라가 승리할 것이라는 점은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