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미국 재무부가 작년 말에 백서 형태로 공개한 제정 방향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보고, 세부 지침 규정안이 백서 내용을 그대로 담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재무부의 백서에 따르면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 가운데 배터리 부품 요건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전체 부품 가치 중 50% 이상을 북미 지역 안에서 제조 또는 조립해야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해야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도록 명시했다.
미 재무부는 백서에서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추출한 광물이라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경우엔 원산지를 FTA 체결국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는 중국 등에서 수입한 광물을 한국에서 가공해도 부가가치 기준을 충족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광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 유리한 규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배터리 부품 요건과 관련해 음극재와 양극재를 만들 때 필요한 물질인 '구성 재료'는 배터리 부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이는 음극재와 양극재의 재료는 북미에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역시 한국 기업에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일각에서 구성 재료 부분이 미국 내 공급망 강화라는 IRA 취지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 미국 기업은 음극재·양극재의 재료도 북미에서 만드는 경우에만 배터리 부품 세액공제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면 향후 재무부가 세부 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달리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미국이 핵심광물 세액공제와 관련해 FTA 체결국으로 인정하는 국가를 확대할지도 관심이다. 한국 정부는 한국 기업이 주로 광물을 조달하는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를 포함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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