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멕시코 대통령 "미국은 제 눈의 들보나 잘 봐라"](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2302102269061002[1].jpg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멕시코 대통령 \"미국은 제 눈의 들보나 잘 봐라\"")
멕시코의 형사사법 행정과 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대응 태도를 비판한 미국 정부 보고서에 대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사진) 멕시코 대통령이 "그들은 거짓말쟁이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제 눈에 들보나 잘 보라"며 일침을 놓았습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 오악사카주(州)에서 연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날 공개된 미 국무부의 인권보고서에 대해 "남의 눈의 티끌만 보고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며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살인, 고문, 유괴, 공갈, 인신매매, 뇌물, 협박 등 죄질이 나쁜 중대 범죄를 나열하며 "범죄자에 대한 멕시코의 불처벌과 낮은 기소율이 우려될 만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국경 지역과 공항 등지에서 조직범죄자나 경찰관이 이민자와 망명 신청자에 대해 언어적 폭력을 가한다는 지적도 포함됐지요.
또한 국무부는 멕시코 내 언론인과 인권 운동가에 대한 인신공격 또는 물리적 폭력도 걱정스러운 수준이라며 '언론인과 활동가를 편향적으로 묘사하며 대놓고 불신하는' 대통령에게 그 원인이 있다고 직접적으로 적시했습니다.
이에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완벽한 정치적 함의가 있는 문서로, (작성자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세계 정부'라고 믿으며 변화하지 않고 있다. 이게 그들의 본성"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는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를 언급하며 미국 '내로남불'의 주요 사례라고 주장했습니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지난 2010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폭로했지요. 미 정부는 2019년 방첩법 위반 등 18개 혐의로 그를 기소하면서 송환 관련 법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어산지를 향해선 그렇게 하면서 (미국이) 저널리즘이나 자유 또는 반폭력에 관해 이야기하느냐"고 따져 물은 뒤 "마약 펜타닐만 해도, 자국 청소년들에게 그렇게 해를 끼치는 데도 미국 내 밀매업자들을 활동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맹공했습니다.
미국을 향한 멕시코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는 최근 연일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미국인 납치·살해 사건 이후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등해진 '미군 개입 필요성' 논란에 대해 강한 어조로 거부감을 드러냈지요.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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