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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이어 목동도 "토지거래허가제 풀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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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권 행사 침해" 공식 요청
투기수요 막는 안전장치 역할
서울시 해제 결정 쉽지 않을듯
압구정 이어 목동도 "토지거래허가제 풀어달라"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전경. 출처 양천구청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작년 5월 이후 이 단지에는 거래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집주인들이 매수세가 있냐고 물어보지만 매물 문의전화는 한 통도 없어요."(서울 여의도 수정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정부 규제 완화 후 급매물은 싹 빠졌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은 집주인들이 슬슬 호가를 올리고 있어요. 이런 상황이라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해제된다면 매수세가 더 몰릴 거라 안풀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서울 송파구 잠실 공인중개사)

토지거래허가구역로 묶여 거래가 활발하지 못한 서울 일부 구에서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를 내세워 서울시에 토허제 해제를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같은 토허제 지역이라도 지역별로 부동산 시장 온도차가 큰데다, 반포나 도곡 등 초고가 주택이 밀집한 일부 지역은 아예 토허제 지정을 비켜간 터라 역차별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는 제도 이름 그대로 '토지거래'에만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강남구청과 양천구청이 최근 서울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과도한 주민 사유재산권 행사 제한으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현재 서울에서 토허제로 묶인 지역은 △양천·영등포·성동·강남 내 압구정 아파트지구 △여의도 아파트지구 △목동 택지개발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인근지역 등 58.42㎢ 규모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직접 거주 또는 운영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도록 제한한 구역이다.

이 구역에 포함되면 임대를 놓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일명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2년 실거래 목적으로만 매매가 허가되기 때문에 일부 구축아파트가 몰린 지역은 아예 거래 자체가 실종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 목동, 여의도 등에서 토허제 지정기간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재지정 우려에 구청장이 나선 것이다. 목동, 신정동 일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14단지(228만2130㎡)는 2021년 4월 27일부터 올해 4월 26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양천구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의 부동산 가격이 완만한 안정세를 보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돼 거래량이 감소하는 만큼 주민의 재산권 보호 측면에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해야 한다"며 지난 21일 서울시에 토허제 지정 해제를 건의했다.

양천구보다 강남구청이 한발 더 빨랐다. 강남구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은 5개 지역 10개 동(압구정·대치·삼성·청담·일원·개포·세곡·수서·율현·자곡)으로, 구 전체 면적의 41.8%(16.58㎢)를 차지한다.

이 중 압구정 아파트지구(114만9476㎡)는 목동과 같은 기간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지난 16일 "압구정동 부동산 거래량과 거래가격이 급감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실효성이 없다"며 "불가피하게 부동산을 처분해야 하는 주민들은 사유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야 한다"고 서울시에 해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토허제가 갭투자 등의 주택 가수요를 차단하고 실거주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이 규제마저 풀 경우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서울시의 해제 결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집값이 아직 높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월 "안정적 하향 추세를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해 문재인 정부 초기 부동산 가격 정도로 회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토부 역시 같은 기조다.

원희룡 장관은 21일 집값 전망에 대해 "대세 반전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아직 분양가나 호가가 주변 시세나 소비자들이 기다리는 것보다 높다"고 말했다.

해제 여부에 대한 시의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측은 지난 9일 "(토허제) 해제 여부는 만료를 앞두고 검토한다"며 "사업부서와 구청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종료 시점 쯤 도시계획위원회에 안건이 올라오면 해제 여부가 논의된다. 안건이 상정되지 않으면 종료일에 맞춰 자동 해제된다.

한편 일각에선 이름 그대로 '토지거래'에 적용해야 할 제도가 주택에도 적용되는 까닭에 잘못된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주택거래허가제'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재산권 침해 등 위헌요소가 너무 커서 무산됐고, 현재 개발 호재가 있는 토지의 '땅투기'를 막기 위한 토지거래허가제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금의 토지거래허가제는 '아파트에도 토지 지분이 있다'면서 사실상 '주택거래허가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제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압구정 이어 목동도 "토지거래허가제 풀어달라"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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