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얘기하는 책은 흔하다. 그렇다고 하니 일단 믿는다. 그러나 마케팅에 섣불리 활용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 허수도 많기 때문이다. '역발상 트렌드 2023'은 저자들이 2023년 트렌드를 다룬 책 40여 권을 분석한 뒤 많이 언급된 순으로 총 15개의 메가 트렌드를 추린다. 그리고 이 메가 트렌드들의 대안으로 '역발상 트렌드'를 제시한다.
소셜 빅데이터에 기반한 트렌드 관련 키워드 전망은 물론, 커머스, IT, 마케팅 등 업계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담아 상호 검증 절차를 거쳤다. 트렌드 관련 인사이트를 넓혀 줄 '함께 읽으면 더 좋은 책'도 소개한다. 이 책 한 권으로 현재 대한민국 트렌드를 세부적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이를 뒤집을 역발상 전략까지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경기 침체기인 지금 비소비만이 유일한 해결책일까? 조용한 퇴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주4일제와 워케이션 같은 제도일까? 인공지능은 결국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말 위험한 구원자일까? 책은 역발상의 본질이 발견과 전환임을 강조한다. 많은 사람이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메가 트렌드에 물음을 던지고, 반대편에 있는 흐름을 '발견'하고 방향을 '전환'할 때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열린다고 강조한다.
소비와 마케팅, 워크와 라이프, 미디어와 콘텐츠, 하이테크와 하이터치, 정책과 미래전략이라는 다섯 가지 측면에서, 15가지 메가 트렌드와 그 대안인 역발상 트렌드를 살핀다. 트렌드를 쫓는 대신 주도하고 싶다면 필히 주목해야 할 것들이다.
가령 머잖아 주4일 근무제가 도입되면 세컨드 하우스 붐이 일어날 것이다. 저자들은 그에 맞춰 지방소멸 해법을 제시한다. 지방이 세컨드 하우스 입지가 아니라 '퍼스트 하우스' 입지로 변신하라고 권고한다. 그러면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질그랭이 거점센터'의 사례를 들려준다. 주민 700여명 중에서 농민과 해녀 등 477명이 2억7000만원을 출자해 세화마을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마을의 변화를 꿈꾸며 만들어 낸 공간이다. 1층은 리 사무소와 마을협동조합이 위치해 있고, 2층에 카페, 3층에 공유 오피스, 4층에는 숙박시설을 마련했다. 더불어 구좌 하면 생각나는 특산물이 당근인데, 이 당근을 활용해 음료수와 빵을 판매하고 있다. 말 그대로 주민의 힘으로 마을의 특성을 살려 마을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런 곳이야말로 탈도시민들에게 '퍼스트 하우스' 입지로서 매력이 있다는 얘기다. 이규화 논설실장
![[논설실의 서가] 트렌드에 쫓기지 말고 뒤집어라](//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1602102369660002[1].jpg "[논설실의 서가] 트렌드에 쫓기지 말고 뒤집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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