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에 재고는 역대급… 2분기까지 실적 악화
D램 가격 하락폭 둔화… 주가하락 저점 매수 기회로
D램 가격 하락폭 둔화… 주가하락 저점 매수 기회로
![[THE FINANCE] 도로 `오만전자`·`칠만닉스`… 반도체 대장주, 언제 볕들까](http://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1602101863066001[1].jpg "[THE FINANCE] 도로 `오만전자`·`칠만닉스`… 반도체 대장주, 언제 볕들까")
올들어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돌풍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반도체주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며 다시 '킹달러' 공포감이 커지자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진 탓이다. 반도체 업황이 2분기 바닥을 찍고 서서히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 여전히 힘이 실리고 있지만, 올 상반기 수요 부진을 숫자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인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재고 부담에 따라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등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실적 부담이 계속되겠지만 주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가 하락을 비중 확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800원(1.36%) 오른 5만98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0일 두달여만에 5만원대로 내려간 이후 6만원대 초반과 5만원대 후반 사이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000원(2.47%) 빠진 7만9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연초부터 반도체주를 쓸어모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반도체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대장주가 나란히 약세를 보인 이유는 반도체 한파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반도체 불황 속에도 대화형 AI '챗GPT' 열풍으로 대만 TSMC가 올 들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에 비해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는 수혜를 입지 못했다. TSMC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점유율 격차도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과도한 재고에 발목을 잡혔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 자산은 15조6647억원으로, 2021년 말 대비 6조7000억여원(75%) 늘었다. 완성품에 해당하는 제품 및 상품 재고가 1조2819억원에서 3조8421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가 되면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당장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어둡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예상과는 달리 1조원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65조5000억원, 8000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6%, 9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인 2조1893억원와 이 증권사의 지난 1월 전망치(2조8000억원)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업 적자 폭이 당초 예상한 1조2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그리고 다시 3조7000억원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는 비트 그로스 부진,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 재고평가손실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며 "비메모리도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과 브랜드 제품 수익성 악화로 실적이 상당히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 그로스'(Bit Growth)'는 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공급 증가량을 말한다.
이 연구원은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재고가 너무 많다는 것인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감축하고 재고평가 손실도 반영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고정비 부담이 더 높아져 칩당 원가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반도체 실적의 회복을 위해서는 깊은 적자의 골짜기를 건너야만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52조1879억원으로, 이가운데 반도체 사업부문(DS) 재고만 29조원을 넘을 정도로 과도하다. 반도체 재고는 1년 전보다 12조 6000억원이 늘어 실적 부담이 되고 있다. 2분기 실적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과 맞물려 1분기보다 더 안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들 반도체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수요 부진을 예상하고 있지만 가격 하락폭은 점차 둔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낸드 비용 관련 리스크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공급이 줄어드는 구간에서 주가가 늘 반등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주가 하락은 단기 반등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또한 계속 '무감산' 정책을 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위 연구원은 "D램 수익성이 역대 최악까지 악화된 상태에서 삼성전자 역시 감산에 동참할 것"이라면서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할 것이고 언제든 인위적 감산을 통해 실적 개선을 앞당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5.1%로 전분기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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