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저점대비 38% 상승후 횡보
영업이익률 41%인 알짜 회사
분기 배당금 0.32 → 0.40달러
오라클(Oracle Corporation. 뉴욕거래소 상장, 티커명 ORCL)은 세계 2위 규모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림자에 가려있긴 하지만 지난 분기 조정 영업이익률이 41%에 달하는 알짜 회사다. 클라우드, IT 하드웨어 및 서비스 등이 주요 사업분야다. 주가는 84.56달러(현지시간 14일 기준)로, 지난해 저점 61.07달러(9월 30일) 대비 38% 상승한 후 횡보세다.
◇"클라우드 성장 확인돼야"= 오라클의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4.91%)은 같은 업종인 마이크로소프트(-9.18%)와 어도비 시스템즈(-20.95%), 세일즈포스닷컴(-6.76%)을 웃돌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클라우드 시장의 후발 주자인 만큼 매출 성장 속도 둔화에 대한 타격이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해 내내 상방이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 향후 반등에는 성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 주가는 지난 2021년 말과 대비해 여전히 20%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최근 오라클이 발표한 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은 123억9800만달러(약 16조423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추정치인 124억2000만달러(약 16조4527억원)보다 0.18% 적다. 순이익은 18억9600만달러(약 2조511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조정 영업이익은 7.7% 증가한 52억달러, 영업이익률(OPM) 42%를 기록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22 달러로 예상치(1.20달러)를 소폭 웃돌았으며, 전년 동기보다는 8% 증가했다.
성장의 대부분은 M&A(인수합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라클의 3분기 매출 124억달러 중 15억달러가 서너(Cerner)에서 발생했다. 오라클은 지난 6월 의료기술회사 서너를 283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인수 효과를 제외한 자체 매출 성장률은 7% 수준으로 떨어진다.
◇주주환원은 안정적= 향후 성장성을 결정짓는 관건은 클라우드 사업이 될 전망이다. 현재는 클라우드 사업 투자가 초기 성과를 내는 단계다.
지난분기 클라우드 수익은 전년 대비 48%, 클라우드 인프라(IaaS) 수익은 57%,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SaaS) 수익은 42% 증가했다. 클라우드 매출 비중은 전체의 28%로 역시 전분기(27%) 대비 소폭 상승했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라클의 유의미한 주가 상승세를 기대하려면 클라우드 모멘텀 강화를 통한 매출 성장이 시장 예상을 웃돌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단기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다소 약세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며, 오라클이 클라우드 매출 성장 가이던스 달성을 아직 보여주지 못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분기에 AWS, MSFT 등 IaaS와 PaaS 주요 사업자들이 큰 폭의 성장 둔화를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오라클은 IaaS 성장에서 기존 수준을 지속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시장 점유율은 2017년 36.1%에서 2021년 20.6%로 급격히 하락한 상태다.
잉여현금흐름도 안정적이다. 이번 분기 분기 주당 배당금을 기존 0.32달러에서 0.40달러로 25% 확대했다.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주식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도 강점으로 꼽혔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오라클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하방 잠재력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4 회계연도에는 매출과 조정 주당 순이익이 각각 8%, 14% 증가"이라고 덧붙였다.
연간 추정치에 따르면 현 주가는 순이익 대비 16배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각각 24배와 18배의 주가수익비율로 거래되고 있다.
JP모건은 이번 실적 발표 이후 "클라우드 비즈니스에서 오라클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87달러에서 93달러로 상향했다. JMP증권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불확실한 거시 경제 전망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잭스(Zacks)는 최근 올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중 하나로 오라클을 꼽기도 했다.
글로벌 애널리스트 28명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95.84달러다. 현 주가와의 차이는 13%다. 오라클은 2026 회계연도까지 서너를 포함해 각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을 45%로 끌어올리고, 매출은 65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재무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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