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4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거듭된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국회에 성실히 보고하라"면서 "향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오롯이 여당에 있음을 밝히는 바"라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 야당 간사인 기동민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국회 법사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순신 사태는 검사 출신에 대한 끼리끼리 검증 앞에서 인사 검증 체계가 인위적으로 멈출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 의원은 "의도된 검증 공백이 분명함에도 누구 하나 책임을 지지 않고, 누구 하나 대안을 말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 장관은 인사 검증 업무를 인사정보관리단으로 이관하면서 '투명성의 진일보', '국회와 언론에 감시받는 업무로 전환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장관이 약속했던 투명성과 책임성 그리고 전문성은 어느 날 갑자기 신기루처럼 사라졌다"고 말했다.
기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74.8%가 '책임자 문책에 동의한다'고 답했고, 검증 책임이 가장 큰 곳으로 27.4%가 법무부를 지목했다"면서 "한 장관의 말을 빌리면 '오롯이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고, 국민적 지탄이 커져 스스로 책임져야 할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기 의원은 "여당의 한 장관 감싸기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정상적 운영이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면서 "민주당은 3월 국회 일정으로 법무부 현안보고를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총체적 부실이 여실히 드러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안보고를 제안했다는 취지이지만 여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 의원은 "국민의힘은 말로만 책임을 운운할 게 아니라 현안보고 일정을 수용해야 한다"면서 "현재 법사위에는 50억클럽과 김건희 특검법을 포함해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주장을 요약하면 법무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한 법사위 회의 소집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무부 현안 질의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협상을 보이콧한 쪽은 민주당이라는 입장이다.
법사위 여당 간사이기도 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법사위에는 총 368건의 고유 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고, 각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 체계 자구 심사를 앞둔 미상정 타 상임위 법안도 125건이나 된다"며 "민주당이 타 상임위 법만이라도 심사하자는 요청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과도한 정쟁 추구는 이재명 방탄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재명 감싸기를 멈추고 민생 현장으로 돌아오라"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 및 위원들이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 정부의 인사 규탄 및 재발 방지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