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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용산 출장소" vs "1인 경호사무소"… 공당이 실종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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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心후보 가마태우더니 결선투표 셀프 모르쇠한 與상층부
'1차투표 金 과반' 뜻대로…친윤계&유승민계 내부총질 합작
자유·민주주의 공당 무색…'당헌 80조 개정' 野 전대 닮아
확장성 카드 버린 與, 대표 리스크 野 "사당화" 내로남불만
[한기호의 정치박박] "용산 출장소" vs "1인 경호사무소"… 공당이 실종됐네
지난 3월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기현(왼쪽 두번째) 신임 당대표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는 아무리 돌이켜봐도 '축제'는 아니다. 행사 당일까지 미세먼지는 물론 '불공정'으로 공기가 탁했다. 가장 먼저 인사말에 나섰던 이헌승 전국위원회 의장은 "오늘 선출되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들께서는 우리 당원들의 손으로 직접 뽑는…"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새 당대표가 8일 정해질지, 12일 '결선 재투표'로 결정될지 초미의 관심이 모여있던 터다. 당 상층부는 마치 '그날 이후'는 없는 것처럼,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1주년에 맞춘 새출발에만 의미를 부여했다.

개표 결과는 전대 행사가 시작된 3시간10분여 뒤에나 나올 것이었다. 개표 결과가 나오기 수십분 전부터 기자석을 돌며 얼굴도장을 찍던 예비 승자 캠프의 관계자들 모습에서도 비슷한 위화감을 느꼈다. 결과를 미리 알았는지, 어차피 이긴다는 자신감이었는지. 어떤 투·개표 부정 음모론을 얘기하려는 건 아니다. 여당 주류가 보인'태도'가 문제다. 그동안 숱한 윤심(尹心) 후보 가마 태우기도 모자라, 자신들이 '당원투표 100%' 당헌개정에 공론화 없이 끼워넣은 결선투표제에 애써 모르쇠로 일관했다.

메시지의 사족(蛇足)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헌승 의장은 "(당원 동지) 여러분께서 윤 대통령을 만들어 주신 1등 공신이고, '윤석열 정부의 핵심관계자'"라고 했다. 비주류 후보들이 겨눴던 '윤핵관'을 굳이 상기시키면서 누구를 대변하려고 했는가.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나라의 위기', 그리고 '당의 위기'를 자신의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는 세력과 싸우는 것"을 주저하지 말자고 했다. 국정기조가 축사의 줄거리였는데, '당의 위기'를 어색하게 끼워 넣어 당내 적(敵)을 지목하듯 했다.

경선 기간 공당(公黨)다운 구석은 찾기 어려웠지만, 어쨌든 55.1%라는 지도부 경선 투표율 최고치와 함께 김기현 신임 당대표로 52.93% 과반 득표가 몰렸다. 선거인단 수가 훨씬 적었던 2021년 '유승민계' 이준석 당대표 후보에게 37%대, '파란색'을 무기 삼던 홍준표 대선 경선후보에게 35% 가까이 표를 줬던 당심(黨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함의를 선뜻 해석하기가 어려웠다. 비주류 주자들이 기대한다던 '집단지성'이 사라진 걸까.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팬덤의 맹종과는 달리, 여당이 되면서 '지킬 것(대통령·정권)'이 생겼다는 보호심리가 가장 앞섰을 것이다. 용산과 실세들은 이에 선의(善意)로 부응하려던 주자들을 차례차례 내몰았다. "반윤(反尹) 우두머리"를 날조하고, 공동정부 파트너도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敵)"으로 마타도어했다. '김장 담근다'는 해괴한 비유, 대통령 관저 만찬, 학폭은 저리가라 수준의 연판장 집단린치 덕을 보려던 주자를 비판하는 쪽에 되레 "윤심팔이, 대통령 끌어들인다"고 낙인 찍어 논란을 키웠다.

일명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이 '육하원칙대로' 반박된 일 없이 "가짜뉴스" "민주당의 피" 타령으로 뭉개지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들이 '김기현 후보 홍보물 전파'에 개입한 정황도 카카오톡 대화방 캡처와 통화 녹취까지 폭로됐으나 "협회장 선거"에 빗대며 유야무야하는 시도까지 노정됐다. 김기현 대표가 같은 윤심 대리인 격인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득표율(55.16%), 윤 대통령의 대선 경선 선거인단 득표율(57.77%) 미만 성적을 받은 건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1차 투표만에 끝낸 건 이준석 전 대표의 공(?)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 때부터, 집권 이후로도 '윤모닝' 정치에 가처분 소송까지 불사하며 유례없이 당을 흔든 당사자가 경선에 대리인들을 내세워 반윤 선전전을 되풀이했다. 경선 룰 변경 때 스스로 꼬집던 "유승민 포비아"를 "이준석 포비아"로 계승하니, 집단지성은 '내부총질'에 질려 반대편 극단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애초 '나경원은 들어가고, 유승민은 나오라'는 이중잣대를 휘두르던 윤핵관 진영의 의도대로 된 셈이다.

이 전 대표가 결과 예상 없이 '게임'에 응했을 것 같진 않다. 대리인 격인 천하람 전 혁신위원은 14.98% 득표율로 당대표 주자 3위에 올랐다. 대선 경선 당시 유승민 후보의 4.27%(선거인단 득표율)대비 3배 이상의 '반윤 표심'을 모았다. 경선 기간 이준석계가 '여론조사 민심 1위' 타이틀을 가져간 건 덤이다. 승패는 관심사가 아니었을지도. 이 전 대표는 오랜 앙숙인 안철수 의원이 주류와 각을 세울수록 반겼다. 안 의원은 양극단 사이 아류 취급을 받으며 득표율 23.37%까지 내려앉았다.

'차라리 당대표를 지명하라'는 비판을 자초한 데다 '적대적 공생' 놀음까지. 지난 전대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정당민주주의를 준수한 공당의 모습이라고 부른다면 '지록위마'에 다름없다. 진박(眞박근혜) 이정현 당대표가 색깔론 없이 주호영 후보와 경쟁하고, 당선 후 '호남·말단 당직자 출신' 성공사를 주목받던 박근혜 정부 시절보다 훨씬 메말랐고 후퇴했다. 비박계가 탄핵 소재로까지 삼은 '진박 위에 최순실' 같은 존재가 윤석열 정부엔 없는지, 자기검열 능력마저 의심스럽다.

비슷한 예로 더불어민주당의 '당헌 80조' 개정 논란이 떠오른다. 지난해 8·28 전대준비위가 80조 1항을 고쳐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 직무 정지 요건을 '검찰 기소와 동시에'가 아닌 '1심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로 문턱을 높이려 했다. 이튿날 비대위는 원안 대신 80조 3항을 고쳐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위(위원장 당대표) 의결로 징계 정지·취소할 수 있게 했다. 대선 경선 땐 대장동을 "윤석열 게이트"라고 '지록위마'하더니, 이재명 당대표 '후보'를 위해 당 전체가 움직인 일이었다.

민주당 전대준비위가 움직였던 지난해 8월16일, 국민의힘은 원내 논평으로 "민주당 내에서조차 '위인설법', '1인 사당화(私黨化)' 등의 반대 의견이 많은 당헌 80조 개정"이라고 간섭했다. 이재명 대표 체제 출범 후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특검법'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9월7일 논평으로 "당 전체가 개인을 위한 법률사무소이자 경호사무소"로 전락한 "이재명의 사당"이라고 반발했다. 검찰의 민주당사 압수수색,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갈등 등 이후 국면은 말할 것도 없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대표 경선 과정이던 지난달 박홍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정당민주주의 파괴하는 사당화"를 꼬집었다. 김 대표 당선에 의례적인 축하인사도 건너뛰고 "대통령실의 지속적인 전대 개입으로 김 후보의 선출은 윤 대통령의 대리 대표, 바지 대표라는 한계를 안고 출발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의 정당민주주의가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신랄하게 공격했다. 각 주장대로면 책임있는 공당은 실종된 지 오래다. 지독한 예외주의가 적대적 공생 양당의 뉴 노멀이 돼버렸다.

한편 여론 추이도 심상치 않다. 10일 공표된 한국갤럽 주례조사(지난 8~9일·전국 성인 최종 1002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 국정 긍정평가는 2%포인트 내린 34%(부정 58%)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포인트 내린 38%, 민주당이 3%포인트 반등한 32%로 격차가 줄었다. 미디어토마토 주례조사(뉴스토마토 의뢰·지난 6~8일·최종 1033명)에선 윤 대통령 지지가 1.9%포인트 내린 38.3%(부정 60.6%)에, 국민의힘도 횡보(43.2→42.7%) 했다. 현재 '이재명 민주당'의 지지율은 취약하지만 여타 여론조사에선 내년 총선거 인식으로 정부 견제를 위한 야당 후보 다수 당선을 지지하는 여론이 오차내에서 앞서고 있다.

여당 전대 '컨벤션 효과'가 보이지 않는다. 미디어토마토 설문에 따르면 일제 징용 피해 배상 '제3자 변제안'을 공식화한 여파는 오히려 제한적이다.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조치' 41.9% 대 '과거사를 외면하는 굴욕적 조치' 51.1%로 국정 긍·부정평가보다 격차가 적다. '지난 20대 대선 직전 이뤄진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합의 이행 여부' 설문에서 '잘 이뤄지지 않음' 의견이 66.9%로 '잘 이뤄지고 있음'(16.6%)을 4배 이상으로 앞선 결과가 가리키는 바가 뚜렷하다. 국민의힘 새 지도부는 차별성보다 '대통령과 주례회동'이 먼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확장성은 난망한데, 총선 공천국면까지 내다보면 '여의도 출장소'란 클리셰가 오히려 부족한 표현으로 인식될 순간이 올 것 같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기호의 정치박박] "용산 출장소" vs "1인 경호사무소"… 공당이 실종됐네
지난 3월7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안철수 당대표 후보 캠프의 이종철 수석대변인(오른쪽부터), 김영호 청년 대변인, 김동국 대변인이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수사처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안철수 캠프 측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행정관들의 전당대회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연합뉴스>

[한기호의 정치박박] "용산 출장소" vs "1인 경호사무소"… 공당이 실종됐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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