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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시세 30억대 강남아파트 `5억 직거래` 신고, 어디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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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45평형대가 5억원대에 직거래됐다고 실거래가 신고 올라왔다가 사라진 사건, 그것이 궁금하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전혀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으로 어떻게든 돌아다니고 있는 금융부동산부 이미연입니다.

이번 시간 주인공은 얼마 전 어.마.무.시.한 대폭락으로 그야말로 '반짝 유명세'를 탔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입니다.

[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시세 30억대 강남아파트 `5억 직거래` 신고, 어디갔지?
서울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경. 사진 이미연 기자



지하철 3호선 교대인 인근에 위치한 1988년 7월 준공된 2390세대의 대단지인데요, 지난 13일 전용 130㎡(45평형, 7층)이 5억 3150만원에 직거래됐다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 시스템에 등록되면서 시장이 크게 술렁였습니다.

아니 강남이!! 전세도 아니고 매매가 5억대!! 한강 남쪽, 그것도 서초구 아파트가 5억원대에 거래됐다니! 다급하게 제 영혼의 가격(?)이 궁금해졌습니다. 어딘가에 흩어진 영혼을 끌어끌어 모아보니 그러니까… 음…, 아무리 영끌을 해도 전혀 각이 나오지 않습니다. 네 일단 빠르게 포기하고 이 사건(?)의 내용이나 알아봅니다.



이 평형대 최고 거래가격은 작년 5월 37억원(6층)이었고, 2월 말 현재 이 평형대의 매물은 최저 34억원에서 시작합니다. 이 평형의 전세가격도 10억~15억원 수준인데 전세가의 반도 안되는 가격에 매매 신고가 된 거네요.

M사 공중파 뉴스에서도 재빠르게 다룬 이 건은 알고보니 교환 거래를 하면서 차액인 5억여원만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초구청 측에도 확인했습니다. 자세하게 말해줄 수는 없지만 '교환'은 맞다고 하시네요.



[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시세 30억대 강남아파트 `5억 직거래` 신고, 어디갔지?
사진 윗부분은 공중파 뉴스에 나온 삼풍아파트의 2월 13일 전용 130㎡가 5억여원에 신고된 건. 사진 아랫부분은 22일 이후 검색 결과로 해당 거래가 사라짐. 출처 MBC뉴스 및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홈페이지



아니 그런데 지난 22일부터 갑자기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상에서 해당 거래가 아예 사라졌습니다. 실거래 신고가 됐다가 취소되는 계약이라면 당연히 '취소거래(계약 해제신고)'인 붉은 색으로 표시되는데, 이 건은 아예 그림자조차 감춘 겁니다. 아니 왜? 어디로?? 갑자기???

일단 홈페이지 하단에 나와있는 문의번호로 전화를 넣었습니다. 해당 시스템을 관리하는 한국부동산원 콜센터 대표번호네요. 어라 수화기 건너편 직원분께서는 되려 제게 "잘못 봤을 것"이라며 "민간 부동산앱 같은 데에서 잘못 올리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우리도 민원이 너무 많다. 그런 거래없다"고 확언하셨습니다.(아니 이미 동네방네 캡쳐된 실거래건이었는데…, 나 왜 혼났지?;;;) 아무래도 콜센터이다 보니 현재 일반인인 저도 볼 수 있는 부분까지만 검색되셨나…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공식 루트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 사이 '현장에서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라는 궁금함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어쩌겠습니까 가야죠.(실은 코너명 때문에 더 가봐야겠다는 강박증이...;;)



삼풍아파트 인근 A 공인중개사 대표께서는 실거래가 홈페이지를 띄우며 "작년 6월부터 거래가 없는 단지다. 올해 1월에야 가장 작은 평형인 전용 79㎡가 20억 4000만원에 거래됐다"며 "그 5억원대 직거래됐다는 전용 130㎡는…(클릭클릭) 어라 어디갔지? 오전에도 봤는데?"라며 저와 함께 당황해주셨습니다.

B 공인중개사는 듣자마자 바로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그런 거래 저희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저기 OO부동산은 알 거다"라며 다른 곳을 추천해주셨습니다.(문전박대… 같지만 은근히 지름길 알려주시는 꿀팁! 감사합니다!)

C 공인중개사를 찾아가니 아 시원한 답이 나왔습니다. "다른 평형대의 소유주들이 차액 5억원을 주고 교환한 건"이라고 확인해주셨습니다.

자 아직 시스템상에서 사라진 연유는 안나왔죠? 말씀드릴게요. 한국부동산원에 확인한 결과, "실거래가 신고에 '교환'은 등록대상이 아니어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고 합니다. 아 그래서 그 많은(?) 교환 거래들은 노출이 되지 않는 거였군요!(무릎 탁!)



[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시세 30억대 강남아파트 `5억 직거래` 신고, 어디갔지?
서울 중구 신당동 '청구e편한세상' 전용 84㎡ 전세가 보증금 8000만원에 신고된 건. 현재는 8억원으로 수정됐음. 출처 2월 22일 이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홈페이지



그런데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상에서 이런 정정(?) 과정을 거치는 신고는 그리 드물지 않은 듯 합니다. 이 서초구 매매 거래 뿐이 아니더라구요. 최근에 신고 금액에 '0' 하나가 빠진 전월세 거래가 시장에 알려진 후 정정된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실제 서울 중구 신당동 '청구e편한세상' 전용 84㎡ 전세가 지난 9일 보증금 8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신고됐다가, 부랴부랴 8억원으로 수정된 바 있습니다.

일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이 거래에 대해 "이거 루나코인이냐", "이 아파트는 5억도 비싸다. 2억이 적정가다"라는 신랄한 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집값 하락세가 어디가 끝인지 모르고 이어지는 시기인지라 시장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나 싶기는 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당연히 '실수'가 나올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부 공식 시스템이니만큼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매시장에서는 '0' 하나에 아주 큰 사단이 나잖습니까.



아 뭔가 서운하니 잠깐 2월 말 부동산 시장 진단(?)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아직 시장이 꽁꽁 얼어있는 2월 말 현재 부동산 지표들은 현재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연초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폭 완화 후 급매가 소진되면서 '거래절벽'은 살짝 탈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매매가격 하락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거든요. 계절은 겨울잠 일주 중인 개구리가 깨어날 '경칩'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거래가 아직 원상회복 단계까지는 가지 못해 부동산 시장의 겨울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평가하시네요. 그럼 전 이만. 다음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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