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에 곡물가 인상 호재
매출액 34% 뛰며 주가 견인
연구개발에만 5억 달러 투자
디지털화… "미래 성장 기대"
디어앤컴퍼니(Deere & company. 뉴욕거래소 상장, 티커명 DE)는 '존 디어'(John Deere)라는 상표로 알려져 있는 농기계 및 트랙터, 각종 벌목 기계 등 중장비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농기계 업계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미국 내에서도 전체 농기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기대치 웃도는 실적에 주가 '쑥'…실적 호전, 이제 시작= 디어앤컴퍼니는 지난 4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17일(현지시간) 주가가 30.35달러(7.53%) 급등한 433.31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연저점(7월 6일, 289.14달러) 대비 50% 오른 수준이다.
2023 회계연도 1분기(2022년 11월~2023년 1월)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3.7% 늘어난 114억달러(약 14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예상치인 5.54달러를 18% 상회하는 6.5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가격 인상과 판매량 증가로 전 부문 매출이 호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영업마진은 22.2%로 7.7%포인트 뛰었다.
2022년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농기계·잔디깎기 67%, 건설·임업기계 24%, 금융서비스 7%, 기타 2%이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미국·캐나다 60%, 라틴 아메리카 14%, 서유럽 13%, 아시아·아프리카·호주·뉴질랜드·중동 9%, 중앙유럽·CIS 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실적 호전의 배경은 농산물 가격 상승이 꼽힌다. 요즘처럼 곡물가가 비싼 시기일수록 농가 소득과 함께 투자가 늘어 농기계 회사인 디어앤컴퍼니의 매출이 상승하는 구조다. 지난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가격 급등이 수혜로 작용한 셈이다.
디어앤컴퍼니는 올 연간 매출 가이던스로 순이익 87.5억~92.5억달러를 제시했다. 작년보다 23~30% 높은 수준으로, 기존 전망인 80억~85억달러 대비로도 상향 조정됐다. 대형 트랙터 및 농기계 부문 매출은 최대 20%, 건설 및 삼림 중장비의 경우 10~15%, 소형 농업 및 잔디부문은 최대 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고는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으로, 올해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할 계획이다. 디어앤컴퍼니 측은 "농가의 구매 여력은 건재하며 인프라 건설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기계와 중장비 수요 확대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스마트 팜'으로 중장기 전략까지 'O.K'= 리스크 요인으로는 곡물가격 하락 가능성과 농업수익 악화, 농기계 수요의 정점 통과, 인력난, 신제품 출시 지연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디어앤컴퍼니는 디지털 기술 적용을 확대해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갖고 있어 미래 성장성도 기대해볼 만하다. 농기계 업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첨단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기계를 판매한다는 장기 전략에 따라 농기계 자율주행과 자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분기에도 연구개발(R&D)비에만 5억달러를 지출했다.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한 수준이다. 'CES 2023' 전시회에서도 로봇 기반 비료 살포기 이그잭트샷(ExactShot), 전동화 굴삭기 등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양한 상품으로 개인주거, 골프장, 정부 시설 등 폭 넓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과 정밀장비가 장착된 농기계의 시장 침투율 확대와 리쇼어링, 인프라 투자 수요에 기반한 건설기계의 양호한 사업환경이 긍정적"이라며 "곡물 가격이 주가 변동성 요인이지만 농기계의 디지털화(AgTech)와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른 중장기 기업가치 증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형 농기계와 건설·임업기계의 매출액과 수익성 전망을 상향했는데, 긍정적인 펀더멘털과 낮은 재고로 강한 수요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도 매력적이다. 12개월 선행 EPS는 28.5달러,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9.1%로 모두 상승세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4.6배, 3년(2023~2025년) EPS 연평균 성장률(CAGR)은 11.7%로 추정된다.
유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자율농사, 자율 제초 등 기술 개발은 지속되고 있으며 향후 장기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PER을 성장률로 나눈 값인 주가수익성장비율(PEG)가 1.2배로, 시장(S&P 500) 2.2배, 산업 시장 1.5배보다 낮으며 동종기업인 캐터필러 1.3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애널리스트 23명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469.78달러로 현주가와의 차이는 8.4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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