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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어색한 `당심 100%` 바람잡기… 급히 먹다 체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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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초 전대, 룰 변경까지 국힘 가속페달
'100% 당심' 급히 띄운 비대위, 尹心 연루설
브레이크 안 보여…게임 직전 숙의대신 여론몰이
국고보조받는 공당이 非당원 지지층 배제 단언
여론 100%도 추종하더니 수상쩍다…약체화 자초
[한기호의 정치박박] 어색한 `당심 100%` 바람잡기… 급히 먹다 체할라
정진석(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월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사실상 내년 3월초 전당대회와, 당원선거인단 반영률을 70%에서 100%까지 높이는 당대표 '경선 룰' 변경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공식 회의에서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유럽 내각제 국가든 미국이든 전당대회 의사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공언했다.

국민여론조사 비율(현행 30%)을 낮추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없앨 분위기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6·11 전대 당시 약 28만명이던 책임당원이 1년 반 정도 흐른 현재 78만명을 넘어섰다며 '100만 책임당원 시대'란 표어를 재차 꺼냈다. 그동안의 군불때기용 언급이 당 공식입장화했다. 다만 '브레이크'도 '역풍' 대비책도 안 보이는 의사결정 과정이 우려된다.

앞서 '비대위 끝장토론'으로 전대 룰 변경이 이뤄질 것이란 보도가 나왔는데 비대위는 "결정된 것 없다"고만 했다. 15일 당내 초선의원 중 절반에 못 미치는 27명, 재선 21명 중 13명이 모이더니 '9 대 1 아닌 10 대 0 지지'에 입을 모았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대통령이 사석에서 '당원투표 100% 전대 룰 변경'을 이야기했다는 카더라 기사들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정진석 비대위'보다 먼저 측근 4인방을 관저로 부른 뒤 '9 대 1 전대 룰'이 회자된 것부터 위화감이 적지 않았다. 지도부에서도 지난달 28일 전대 시기·룰 관여를 부인하는 입장을 냈던 김행 비대위원이 사흘 뒤 당헌개정 가능 사항으로 소개하더니, 16일 BBS라디오에서 "(당심 100%가) 저희 소속 의원들의 대세 의견"이라고 띄우기에 나섰다.

반윤(反윤석열) 당권주자군인 유승민 전 의원은 16일 "경선개입은 심각한 불법"이라며 '윤석열 검찰'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총선 공천개입 혐의 유죄 처벌한 전례로 경고했다. '박근혜 청와대'가 국가정보원 자금으로 여당 총선 후보 여론조사를 몰래 실시한 정황과 경우는 다르지만, 당무개입을 삼간다던 발언에서 표변한 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이준석 전 당대표도 16일 "전대도 그냥 당원 100%하고 심기경호 능력도 20% 정도 가산점도 '멘토단'이 평가해 부여하라"고 거들었다. "경선 때마다 필적이 같은 입당원서 수십장이…", "종교집단에서 엄청 모아오기도", "당원정보는 검증불가" 등 표밭 불신도 덧붙였다. 애초 당심(黨心)을 대척점에 놓던 계파라지만, 윤 대통령 덕분에 공세 명분이 늘었다.

이처럼 소음을 키우면서 '당심 100%' 강행시 소득이 있을진 의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은 여론과 최전선에서 맞닥뜨리고, 여론에 어떤 존재보다 민감해야 한다"며 민심과의 단절을 우려했다. 민심의 평가를 나침반삼아야 한다. 정당이 임의단체라지만, 당비로만 유지되지 않으며 법에 따라 의석 수 만큼 국고보조금도 받는 집단이다.

일반국민을 공당 의사결정에서 배제할 명분이 불투명하다. 차기 총선 공천을 앞두고도 조심성이 안 보인다. 범(汎)친윤 주자이면서도 '7 대 3 룰' 현행유지를 주장해 당심 100%론에서 소외된 안철수 의원이 '비(非)당원 지지층'의 참여 통로를 닫아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건 일리가 있다. 그는 '역선택 방지 룰' 자체엔 동의하는만큼 반골로 치부하긴 어렵다.

친윤'계'는 아니지만 당심 우위를 보여온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2말3초 전대론'이 굳어져 가는 동안 '전대 직전 룰 변경'이 당에 부담될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4·2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6·11 당대표 경선 출마 때마다, 옛 탈당파가 당원을 제끼고 '여론조사 100%'를 띄우면 '금배지'들이 대세처럼 추종하는 패턴 속 '구태'로 몰린 바 있다.

지난해 대선 경선에선 당헌 보칙에도 있는 역선택 방지 룰을 "보수의 악성종양"이라며 적용하지 않았고, 당원·여론 5 대 5로 대선후보를 뽑는 모험을 반복한 게 국민의힘이다. "당대표가 당의 리스크가 돼선 안 된다"며 당심 100%를 뒤늦게 미는 조경태 의원도 지난해 전대에서 홍문표 의원과 함께 '자강론 연대'로 이 전 대표를 측면지원하던 후보 일원이었다.

대통령과 대선 내내, 집권 직후까지 싸워댄 지도부 경험이 있다고 해도 '공백'에 가깝던 집단지성이 갑자기 생겼을 리 만무하다. 논리도 설익었다. 의원내각제, 양원제 의회중심 영·미와 한국 정치토양이 다른데 여론조사 여부로 단순 비교한다. 숫자만 불린 현 여당이 미국식, 혹은 민주당처럼이라도 선거인단모집제도를 운영할 역량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당대표 경선이기에 당원 100%가 당연하다'는 급조된 주장에선 '꿔준표'란 말까지 돌았던, 역선택 유인이 오히려 큰 대선후보 경선 방식까지 고민해 본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50대 이상 당원이 80% 이상이라던 당원분포에서 20대~40대 당원이 약 3분의1이 될만큼 달라졌다는 지도부 인사들의 언급에선 '나이'를 당원 의사 차별 잣대로 삼는 가벼움이 엿보인다.

1년 반 만에 약 28만명이던 책임당원이 78만명에 이르렀다며 '100만 시대'를 떼논 당상처럼 말하는 것도 한참 이르다. 작년은 '대선 경선'이 변수였다. '일반당원 430만명'도 월 1000원 당비를 아깝게 여기는 사람 수로 읽힌다. 6·1 지방선거 직후 79만명대로 정점을 찍었다가 당·정 내홍 속 75만 가량으로 내렸고, 3만명 급증은 조직표 의혹부터 샀다.

윤 대통령이 여권 주도권을 잡아가는데, 정치권에선 '7 대 3' 룰대로라도 '반윤'이 당대표직에 오르기 쉽다고 여기지 않는다. 친윤후보 난립으로 패배한다면 자신들의 밥그릇싸움을 탓할 일이다. 평시(平時)에 다뤘어야 할 룰을 '게임 직전' 숙의 없이 100%부터 외치는 어색함으로, 민주적 정당성이 약한 약체형 대표를 낳아 역풍에 쓰러지면 누구 탓이 될까.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기호의 정치박박] 어색한 `당심 100%` 바람잡기… 급히 먹다 체할라
지난 2021년 10월27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강원G1민방에서 국민의힘 윤석열(현 대통령)·원희룡(왼쪽 두번째, 현 국토교통부 장관)·유승민(오른쪽 두번째)·홍준표(오른쪽, 현 대구광역시장) 당시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자들의 합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가운데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국민의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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