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벤투호 16강 공신` 호날두…네티즌들 "한반두" "국대 호날두"

입력: 2022-12-03 10:06 김성준 기자

폰트

기자 구독

등으로 돕고 머리로 걷어내고 적지 않은 공 세워

'한반두', '국대 호날두'.

한국 팬들에 '노쇼'의 강한 기억을 남긴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벤투호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크고 작은 공을 세우면서 네티즌들에게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3년여 만에 월드컵에서 만난 호날두가 '활약 아닌 활약'으로 벤투호의 16강을 돕자 네티즌들은 '한반도'와 합친 '한반두'라는 별명을 지어주는 한편 우리나라 주민등록증에 '호날두'라는 이름을 새긴 합성사진까지 선보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후 가나에 2-3으로 진 한국은 1승 1무 1패(승점 4, 4득점 4실점)로, 포르투갈(2승 1패)에 이은 H조 2위로 각 조 1, 2위가 나서는 16강 무대에 올랐다. 이 경기의 주역은 골을 넣은 김영권(울산), 황희찬(울버햄프턴)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지만, 호날두도 만만치 않게 뒤에서 도왔다.

0-1로 뒤진 전반 27분 왼쪽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골문에 앞에 떨어졌다. 그때 문전에 있던 김영권이 넘어지면서 날린 왼발 발리슛이 포르투갈 골문을 갈랐다. 전반 42분에는 비티냐(파리 생제르맹)의 중거리 슛을 김승규가 쳐낸 것이 호날두 앞으로 흘렀다. 호날두는 지체 없이 몸을 날려 다이빙 헤딩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슈팅은 골대와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날아갔다. 마치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처럼 다급히 공을 걷어내는 모습 같았다. 전반에만 호날두가 벤투호의 숨은 도우미로 주요 역할을 한 것이다. '등 어시스트'는 김영권의 골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고 다이빙 헤딩슛도 쉽게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었다.

호날두는 한국에 좋지 않은 기억을 여러차례 남겼다. 2019년 7월 서울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의 친선경기 때 유벤투스 소속이던 호날두는 벤치에 앉아 있으면 1분도 출전하지 않아 큰 실망감을 안겼다. 당시 6만여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유벤투스 선수단은 킥오프 예정 시각을 넘겨 경기장에 도착, 경기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되기도 했다. 여기에 '호날두 노쇼'까지 이어지자 팬들은 '날강도'와 '호날두'를 합성한 신조어 '날강두'로 불렀다.

이날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못 보인 호날두는 후반 20분 교체되면서 조규성(전북)과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조규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날강두"라고 반쯤 진심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