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사실관계 아직 확인 못해"
남북협력기금 용처 조사 제기도
남북협력기금 용처 조사 제기도
서울시 국정감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임인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연루된 대북코인사업 의혹에 관해 "내용을 파악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수사 의뢰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 출석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당시 서울시 간부들, 특히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하던 간부들과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경찰 등 사법당국의 조사를 요청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자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다만 "서울시도 최근까지 알지 못하다가 법제사법위 국감에서 알게 됐다"며 "실무 부서로부터 보고받기로는 코인과 관련해 대북 접촉은 없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일명 '대북코인'은 가상자산인 '이더리움' 재단 소속 개발자였던 버질 그리피스가 2019년 평양 행사에서 북측에 대북제재를 피해 암호화폐를 우회송금하는 기술을 소개한 혐의로 미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63개월형을 선고받으면서 알려졌다.
특히 그리피스와 한국 내 사업 연락책인 에리카 강(강현정) 크립토서울 대표가 2018년 6월 주고받은 이메일에 한국의 서울시장(당시 박원순)과 경기 성남시장(당시 이재명)이 북한 암호화폐 거래 연결망 구축에 관심이 있다는 내용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시와 경기도 연루 의혹이 불거졌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의겸 의원으로 인해 관련 사실이 확산됐다. 김 의원은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월말 미국에 출장, 미국 뉴욕남부연방검찰청을 방문한 것이 성남시장을 지낸 이재명 대표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그리피스-에리카 강 이메일 대화를 거론했다. 한 장관은 "지금 범죄신고나 내부고발을 하는 것이냐"고 김 의원을 저격하기도 했다.
조 의원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에리카 강과 그리피스, 서울시와의 관련성이 김 의원을 통해 불거졌다"며 "사실이라면 유엔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을 돕겠다는 것으로 국제법 위반 행위"라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크립토서울에 대해서도 2019년 서울창업허브 블록체인 협의체 기관으로 선정됐고, 사흘간 행사를 주도해 시 산하 산업진흥원 지원금 1800만원을 받은 업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서울시 간부들, 특히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하던 간부들과 정말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현재로서는 전임 시장 시절 서울시가 어느 선에서 연루됐는지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내용을 파악해보겠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와 함께 서울시의 남북협력기금 사용처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서자마자 남북협력기금에 242억2000만원을 집행했는데, 직전 5년간의 집행 금액과 비교하면 15배가 넘는다"며 "15배나 불어난 남북협력기금도 엉뚱한 곳에 쓰이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고 질의했다. 오 시장은 "시 감사위에서 남북교류협력사업 전반에 감사를 진행 중이어서 결과가 나오는대로 상응하는 조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정치편향 라디오방송 논란 중심에 선 TBS 예산지원과 관련 오 시장은 "시의회는 TBS 지원 폐지 조례안을 냈지만 저는 노조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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