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방한한 날 … 野 `패거리 정치` 민낯 드러냈다

박진 외교장관 해임건의안 가결
민주 "빈손·무능 외교 책임져야"
국힘 "협치파괴·의회폭거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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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방한한 날 … 野 `패거리 정치` 민낯 드러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기어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단독처리하면서 정기국회가 빙하기로 접어들 전망이다.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을 설득해 29일 오후 6시 본회의를 속개한 뒤,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쳤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헌법 제63조에 명시된 국회 권한으로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과반(150명) 찬성으로 의결된다. 현재 169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발의한 뒤 의결했다. 의석수 부족으로 마땅히 대항할 수단이 없는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날 오전 본회의를 정회한 뒤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오후 6시에 본회의를 다시 열겠다고 통보했다. 당초 김 의장과 오후 3시에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주 원내대표 요청으로 오후 6시로 시간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오후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전에 제가 박 원내대표에게 '지금 박 장관이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일정을 수행 중이고, 해리스 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오후 6시께 출국할 예정이라 한다. (박 장관이) 그야말로 치열한 외교 현장에 있는데 등에 칼을 꽂아서 되겠냐'고 항의를 세게 했다"며 "그랬더니 시간이 뒤로 늦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애초 오후 3시로 (본회의 속개 시간을) 요구했으나, 그런 비판이 두려웠는지 '오후 6시에 하겠다'고 하는 연락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도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빈손·무능 외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해리스 부통령이 (한국에) 있을 때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의 책임을 따져 묻는 것이 향후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 변화에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를 미칠 수도 있지 않겠냐고 (의장께)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은 국민의힘 요청이 있었고, 방한 중인 부통령이 출국할 시점에 맞춰 처리할 테니 한번 협조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을 주셨다"며 "의장이 (속개 시간에 대한) 확답을 주셨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장은 국민의힘에 '순방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노정됐고 국회 다수당이 총의를 모아 해임건의안을 낸 건데, 여당도 양보하는 게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윤 대통령이 사과를 하든지, 민주당으로 하여금 해임건의안을 철회하게 만들 명분을 줘야 할 게 아니냐'라는 취지로 언급하며 타협점 마련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윤 대통령의 사과나 대통령실 외교라인 참모에 대한 경질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사자인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에 대한 해임건의안에 대해 "제 거취는 임명권자의 뜻에 따르겠다"며 "제 입장은 이미 말씀드렸고,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27일 "국익의 마지노선인 외교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박 장관 해임건의안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며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는 국민들께서 분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그 어느 때보다 미국과 협력이 절실한 때 총칼없는 외교전쟁의 선두에 있는 장수의 목을 치는 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며 "아직 (본회의에 상정)안된 사안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순방 논란이) 해임건의안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미경·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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