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기극복 협력 거부하고 입법폭주 예고한 李 대표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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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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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제1당으로서 당면한 경제 위기 극복방안을 제시하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이날 연설은 종래의 이념적 정책구상들을 반복해 강조하는 자리였다. '민생'을 외쳤지만, 실행의지는 찾기 어려웠다. 이 대표는 당대표로 선출되는 과정에서부터 줄곧 민생을 입에 달고 왔다. 그러나 집행권을 가진 정부여당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 이 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재정 부담이 폭증하는 각종 '기본시리즈'를 다시 제안해 전 정부 때의 '퍼주기'를 되풀이하려는 것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한 것도 과연 이 상황에서 적절하냐는 의문이 든다. 정기국회 대표연설에서 정국 전반에 대해 언급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외환위기에 버금간다는 비상시국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서민의 삶이 한계선상에 몰리고 있는데, 개헌논의를 시작한들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정부여당은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려 경제 활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주요 경쟁국에 비해 높은 법인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보고 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전 정부의 실책으로 급등한 부동산가격으로 인해 중산층도 부유세 성격의 종부세 부담을 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상향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대표연설에서 법 개정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무리 효과 측면에서 논란이 있더라도, 법인세 인하로 기업투자가 증가해 좋은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상식이다. 부동산세 완화는 부자감세가 아니라 중산층의 소비여력을 증대해 경기활성화를 이끈다. 정부여당이 현재 추진하는 감세정책은 사실 '감세'라기보다는 전 정부에서 과도하게 올린 세율과 세부담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지지층을 의식한 계층 갈등을 자극했다. 이 대표는 "특혜감세로 부족해진 재정을 서민예산의 삭감으로 메우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이 삭감된 정책들은 효과와 지속가능성이 의문시되는 포퓰리즘정책들이었다.

이 대표의 연설에는 우리사회를 이분법적으로 보는 시각이 배어있다. 문재인 정권의 최대 과오인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대표는 직전 정부의 대선 후보로서 실책에 대해 반성을 먼저 했어야 했다. 이 대표는 "정쟁 때문에 민생이 희생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위기 극복 보다 지지층을 위한 '입법폭주'를 예고한 연설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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