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잡음 무성한 순방외교… 이러고서야 국익 지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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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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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약식으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탠딩 환담을 가졌다. 한일 정상회담은 2년 9개월만의 양자 회담으로 현안에 대한 해법 제시는 없었으나 양 정상이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을 계속해나가기로 한 것은 수확이다. 회담형식이 굴욕적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한일 외교갈등이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로 야기된 측면이 큰 만큼 결자해지 측면에서 우리가 실용적 접근을 하는 것이 감내 못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계획했던 한미 정상회담이 미국측의 일정 변경으로 환담으로 끝난 것은 외교적 파행이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주최 행사에 참석하고 나오면서 사석에서 했다는 비속어 논란도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불필요한 잡음을 불렀다는 점에서 유감이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뉴욕 정상회담들은 당초 큰 기대가 걸렸었다. 한일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외교적 소모가 컸던 한일관계를 복원할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윤석열 정부는 북핵과 미중갈등 등 난제를 효율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 동맹 및 한일 우방의 결속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일본과 가치 외교의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다행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산 전기차와 배터리를 차별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우려를 전달하고 시정을 요구할 예정이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려를 전달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계속 진지한 협의를 이어가자고 했다지만, 48초 동안에 얼마나 힘을 실어 설득했을 지도 의문이고 미국이 과연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우리 요구를 배려할지도 의문이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은 어처구니가 없다. 윤 대통령의 조심성 없는 점도 문제지만, 민주당이 이를 들어 국회가 사과성명까지 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코미디다. 그동안 시정에서는 윤 대통령이 검사시절 쓰던 언행을 고지치 못했다고 지적하는 말이 있어왔다. 그런 지적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그렇더라도 비공식 자리에서 내부 인사들끼리 한 말을 갖고 민주당이 '외교 결례' '외교참사'라고 부풀리는 것은 상궤를 벗어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차제에 언어선택을 더 엄격히 해야 한다. 치열한 외교전장에서 작은 실수나 잡음 하나가 성과를 모두 상쇄시켜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러고서야 어떻게 국익을 지킬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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