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與, `김건희 특검` 담대하게 받아들여 정국 돌파구 찾아야"

민주당, 李 사법리스크 매몰… 자정능력 작동 멈춰 정면돌파 택하는 것
중요한 포스트에 검찰출신 너무 많이 포진… 기존 관료출신들 위축시켜
상의없는 도어스테핑 자칫 비서진만 뒤치다꺼리… 형식 등 고민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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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견을 듣는다] "與, `김건희 특검` 담대하게 받아들여 정국 돌파구 찾아야"
금태섭 전 국회의원 고견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금태섭 前국회의원


"국민들은 정치에 화가 많이 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중요 뉴스는 이준석 문제라든가 김건희 특검법이라든가 이재명 대표의 여러 가지 사법 리스크인데, 국민들은 별 관심이 없어요. 먹고사는 문제 때문이에요.(중략) 그런데 정치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정부여당이 민생을 위해 어떤 것을 추진하려고 하는지, 구체적으로는 어떤 방법을 세우고 있는지 명확하게 국민들 앞에 제시가 안 되고 있어요."

바른 말 하는 모범 정치인 이미지가 강한 금태섭 전 의원은 예의 현 정치판을 신랄히 비판했다. 그는 2019년 12월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처리할 때 기권을 해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후 그의 소신 발언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등에서도 중단되지 않았다. 이 일로 당원들에게 미움을 사 21대 총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결국 그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작년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 몸담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은 '대세'에 묻어가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그런 그에게 여야 극단적 대립을 극복할 방안은 없는지 고견을 들었다.

금 전 의원은 "대통령은 윤석열이지만 정권교체를 지지한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들까지 정치적 지분이 있는 것"이라며 "현재 윤석열 정부의 주도세력이 누구인지, 대통령 주변에 누가 조언을 하고 있고, 어디서 아이디어가 나오는지 국민들은 알 수 없어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전임 정부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씀을 하는데 뭘 하겠다는 얘기가 별로 없다"며 "현재 소위 말하는 '윤핵관'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정국을 돌파하려면 국민을 감동시켜야 한다며 "정부여당은 민주당이 생각하지 못한 카드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의 수사가 야당탄압이라는 공세를 넘기 위해서는 '김건희 특검법'을 받아들이는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터뷰는 지난 15일 금 전 의원이 최근 새로 낸 용산구 한남동 사무실에서 가졌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여야가 사생결단식 정쟁에 빠져있습니다. 내부적으론 전·현직 당 대표와 관련해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고요.

"지금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당면한 상황을 보면 국제관계가 다극화 시대로 접어들고 국익제일주의가 현실화되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로서 큰 타격이 올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인플레이션 때문에 경제가 아주 어렵고요. 그런데 양쪽 진영 모두 다 그런 중요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어요. 권력 다툼만 벌이고 있는 거죠."

-특히 여러 검경 수사 대상이 되고 있고,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예사롭지 않은데요.

"제가 보기에 민주당은 이미 자정 능력을 상실한 집단이 됐습니다. 사실 민주당 분들을 만나 봐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주 강경파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지만. 당을 위해서라도 개인의 책임 문제와 당이 별개로 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오히려 정면 돌파를 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민주당 의원들도 속으론 당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엄중하게 보고 있는 거군요.

"만약에 돌파가 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타력에 의해 사법 리스크가 날아가길 기다리는 거죠. 그리고 야당탄압이라고 주장을 하는 거고요. 동시에 여당에 대한 공격을 통해서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보다 나을 게 없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겁니다. 이런 국면으로 다음 번 총선과 대선 때까지 내다보는 것 같아요"

-정치가 실종되면서 민생도 실종됐습니다.

"정권 교체가 된 건 문재인 정부가 잘못해서 아닙니까? 윤석열 정부도 그걸 계속 공격함으로써 지지자들의 지지를 얻고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로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난 추석 때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보면 국민들은 정말로 정치에 대해 화가 많이 나 있거든요. 그리고 정치권에서 지금 중요하다는 뉴스가 이준석 문제라든가 김건희 특검법이라든가 이재명 지사의 여러 가지 사법 리스크인데, 실은 별 관심이 없어요."

-신물이 나서 그런가요. 해결 기미가 없어서 그런가요?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먹고 살기 힘든 거랑은 아무 상관이 없는 거니까요. 저는 한국 정치가 대단히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재명 대표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수사나 징계를 가벼이 볼 일만은 아닌데요.

"계속 진행되어 온 건데 안 할 수는 없는 거지만, 국정의 중심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같은 경우는 아주 특수한 케이스로, 검찰총장을 그만둔 지 얼마 안 된 분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여기에 직접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하면 국가역량의 상당 부분이 여기에 집중되거든요. 틀린 것을 바로잡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과거를 향한 건데, 우리 앞에 지금 미래를 향한 많은 과제와 장애물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100일이 넘어서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가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말씀을 많이 합니다만, 이번 정부가 어떤 것을 추진하려고 하는지,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국민들 앞에 제시가 안 되고 있거든요. 지금 여당의 비상대책위원회나 원내대책회의 등에서 하는 말씀을 보면, 주로 야당에 대한 공격, 뭐 이런 거는 있는데 뭘 하겠다는 게 안 보인다는 겁니다. 그건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 같아요."

-윤 대통령과 참모, 내각을 믿고 그들의 집단지혜를 믿어볼 수밖에요.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어떤 개개인이 뛰어난 경세가가 있다거나 아니면 어떤 그룹이나 이런 데서 국가적 과제를 계속 생산해 낸다거나 하는 것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겁니다. 이번 정부가 들어서서 대통령이 한 말씀은 틀린 게 없어요. 가령, 공기업이 그동안 낭비가 심하고 경영 효율이 낮아서 문제가 많으니까 개혁해야 된다는 등 여러 가지를 얘기하고 있는데, 다만 국민들은 그게 어떤 맥락에서 어디서 어떤 식으로 생산되는지를 모르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불안한 겁니다. 그래서 다음번엔 어디서 뭐가 나올지 모르겠는 거예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이제 선진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체제가 갖춰진 나라이고 관료층도 대단히 발달해 있어요. 리더십을 구성하는 대통령이나 집권여당이 방향을 제시하면 아이디어가 계속 나와야 되거든요. 그런데 누가 어디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잘 안 보이니까 공무원들이 가만히 있는 겁니다."

-가령 좌파 DJ(김대중)정부 때 우파의 김중권 씨를 비서실장으로 앉혀 국정을 통할했잖아요. 진영을 넘나드는 그런 정무적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 김대기 실장은 뛰어난 분으로 알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대통령 비서실이 완성된 이후 합류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자리는 비서실을 짜는데 참여해 어느 정도 방향도 정하고 하는 건데, 현 윤석열 대통령 비서실은 인수위 시절에 전부 다 짜인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 교체하라는 요구가 있는데 그러면 개인이 할 수 있는데에 한계가 있는 거죠. 국정을 운영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은 소위 '윤핵관'들이 권력 다툼에 매몰돼 계속 자기 사람 심으니까 아까 말씀드린 그런 맥락이나 조직에서 국정 아이디어가 안 나오는 겁니다. 김대기 실장도 윤 대통령이 같이 일하자니까 왔긴 했는데, 자기가 오기 전에 이미 조직과 인력은 다 갖춰져 있으니 구색 맞추는데 합류한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권 교체 후 탈원전정책을 폐기하고, 반도체 육성 드라이브를 걸고, 한미동맹 정상화 및 한일관계 복원을 시도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확 바뀌었다고 할 만한 어떤 상황변화나 결과물은 잡히지 않는 거 같아요.

"사실은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런 걸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런 흔적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윤 정부는 전임 정부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말씀을 하는데 뭘 하겠다는 얘기가 별로 없습니다. 경륜과 명망을 다 갖춘 한덕수 총리라고 하더라도 나서기가 어려운 거죠. 저는 소위 말하는 '윤핵관'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건 분명한데, 그럼 누가 옆에 있느냐가 불투명한 거죠.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대통령은 문재인이지만 오래 민주당에 계신 분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초대 총리가 이낙연 총리였는데, 이낙연 총리는 민주당에서 3선인가 4선하고 전남지사 하며 경륜을 쌓았죠. 노무현 대통령은 안희정 이광재 이런 사람들이 오랫동안 같이 일해왔고,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는 소위 '7인회'라는 게 있지 않았습니까? 그럼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누가 있는지 국민들이 모르는 겁니다."

-윤 대통령의 인사 특징은 검찰 출신들이 주류라는 겁니다. 정치 입문 1년도 안 돼서 인사풀이 좁으니 검찰 중심으로 짜는 것은 자연스러운 면도 있는데요.

"그 분들이 도대체 국정에 얼마나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많은 중요한 포스트를 차지하고 있고, 기존의 관료들이나 다른 분야 출신의 공무원들을 위축시키거든요. 법무부장관에 한동훈 장관이 있고 국정원 기조실장도 검사 출신이고 또 금감원장도 검사 출신이고, 심지어 총리 비서실장도 검사 출신이 하고 있으면 '이 사람들이 서로 좀 의논해서 뭔가를 짜놓은 게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될 수밖에 없거든요. 정권 교체를 하라고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킨 건데, 오래 정치를 해온 분들도 아니고 이렇게 검찰 출신들이 자리를 차지한 겁니다. 그런데 그들이 무언가 보여주지 못하니까 그럼 누가 하는지 모르는 거죠. 저는 누가 우리나라를 누가 이끌고 있는지 누구한테 물어봐야 될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이게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중요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은 당선되면 내각이 중심이 되고 청와대(대통령실)는 지원만 하는 체제가 될 것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수보회의'는 그대로 진행되고 내각 장관들을 자주 만나 논의하는 모습은 잘 눈에 띄지 않아요.

"내각이 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게, 주52시간근무제를 놓고 고용노동부가 탄력적용 기간을 늘린다는 발표를 한 겁니다. 대통령실이 확정된 게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내각이 주도해 정책을 낸다는 움직임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에요. 그런데 이후 대통령이 장관들을 자주 만나는 것 같지도 않고,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아젠다는 아침 도어스테핑에서 나오거든요. 대통령의 말씀은 대단히 중요하고 정말 국가역량이 거기에 따라서 좌우되기 때문에 사전에 의논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아침 출근하면서 하는 즉석 발언이니까 사전에 참모들 의견을 듣는 자리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과거 청와대 시절에는 관저와 집무실이 같이 있으니까 아침이 되면 대통령이 참모 몇 분들하고 티타임을 하면서 오늘의 이슈를 점검하고, 그 자리에 참석하는 분들이 건의도 하고 그랬습니다. 지금은 그냥 대통령이 기자들하고 문답을 하고 나면 그 뒤처리를 비서진이 하는 순서거든요. 그러면 비서진이 사전 준비를 할 수가 없는 거죠. 며칠 전 도어스테핑에서 대통령이 전 정부 때 일어난 태양광 비리와 관련해 엄격한 사법적 처리가 있을 거라고 했는데, 그러면 전 공직사회는 비상이 걸리는 겁니다. 아침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이걸 과연 누가 하는 건가' 국민들 입장에서 불안해 보이고 안심을 못 주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도어스테핑 그 자체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것 같아요.

"기자들이 물어보는 데에 대답을 하다 보니까 예전 같으면 청와대 대변인한테 물어볼 질문도 대통령한테 물어보거든요. 거기서 나오는 게 다 기사가 되는 겁니다. 지금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가 되고 있는데, 저는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봐요. 대통령께서 이것을 시작하신 거는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보고, 앞으로도 계속 해나갔으면 좋겠는데 형식이나 이런 거는 좀 고민을 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권위주의, 이런 게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그런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 대통령실의 대변인이나 홍보수석이나 이런 분들의 역할이 없어집니다."

-새 정부 출범 5개월이 되어 가는데, 아직 교육부 장관은 임명을 못하고 있고 복지부 장관도 최근에야 임명절차에 들어갔어요.

"100일 지나도록 내각을 구성 못한다는 것은 요새 유행하는 말로 진짜 '비상상황'이거든요. 이게 왜 안 되는 건지 저로서는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은 다른 무엇보다도 인사가 만사거든요. 어떤 사람을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대통령의 메시지가 달라집니다. 대통령이 인사에 대해서 초반부터 계속 말씀한 것은 인연이나 연고 등에 얽매이지 않고 실력과 전문성에 따라서 하겠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아무도 그렇게 생각을 안 해요. 검사 출신이 많다고 하면 '아니 실력 있어서 쓰는데 검사 출신이라는 게 뭐가 문제냐'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들이 지금 내각을 그렇게 실력 있는 사람들이라고도 생각 안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을 씀으로써 '아 이제 이 부처가 어느 방향으로 가겠구나' 하는 예측성이 드러나야 한다는 겁니다. 인사를 통해 대통령이 생각하는 통치 철학을 보여주는 건데, 그게 잘 안 되는 겁니다. 외신 기자들이 내각에 여성이 너무 없지 않느냐 하니까 갑자기 여성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잖아요. 유연한 건 나쁘지 않지만, 너무 즉각적이어서 국민들이 불안한 겁니다."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추세인데요.

"지지율에 신경 안 쓴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지지율이라는 게 국민들의 의사 표현이거든요. 그럼 그걸 이기려고 하면 안 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하고 바뀌기 힘들 겁니다."

-윤 대통령이 이번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후 여야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문재인 대통령 때 제가 야당 의원들 좀 만나시라고 그랬습니다. 대답을 안 한 적도 있고, 꺼린다는 말도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그건 양쪽 다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민주당 의석이 169석 아닙니까. 야권을 다 합치면 거의 180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야당이 반대하면 아무 일도 못 하거든요. 그런데 항상 시간은 야당 편입니다. 야당은 그냥 정부 비판하고 싸우다가 1년이고 2년이고 지나서 선거 때 되면 '그동안 정부가 한 게 뭐 있냐' 이렇게 얘기할 수가 있는 거거든요. 마음이 급한 사람들은 집권 여당이에요. 실적을 내야 하니까. 그러면 이것을 극복해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거거든요. 다음 총선 때 여당이 과반을 얻지 못하면 5년 동안 아무것도 못하는 거거든요."

-윤 대통령이 언제든지 야당 의원들과 만나 김치찌개 먹으며 대화할 수 있다고는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 하러 국회를 방문했을 때 야당 대표들하고 언제 저녁이나 한 번 먹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제가 여당 대표라도 대통령의 그 말 듣고 선뜻 가서 저녁 먹고 소주 한 잔 하고 이런 거는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야당 대표 입장에서는 그만한 걸 얻어 와야 되는 겁니다. 아니면 또 대통령 만나서 곤란한 발언만 쏟아놓고 올 겁니다. 그렇게 만나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야당은 안 할 겁니다. 검찰·경찰이 사정하고 있으니 그만큼 협상의 여지는 줄어들 겁니다."

-사정이 언제까지 계속 되리라 보시는지요.

"(사정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이재명 대표의 의혹에 대해) 국민들도 다 알고 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가 문제이지요. 저도 검사 생활을 해본 법률가 출신이지만 법적으로 판단하는 거하고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거는 실제로 다릅니다. 저는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문재인 정부가 탄핵 후 출범을 했습니다. 그때가 사실은 우리 정치가 한 단계 올라서고 통합의 정치를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많은 인사들은 박근혜 정부를 넘어서 이명박 정부까지 단죄하고 싶어 했어요. 저는 주어진 시간이 5년인데, 초반기 1~2년을 전직 대통령 수사하느라고 보내면 어떡하냐며 반대했습니다. 그러자 당시 청와대 계신 분들이 뭐라고 얘기했냐 하면, '그럼 위법한 것을 수사하지 말자는 말이냐'는 거예요. 지금 똑같은 반응이 나오는 겁니다. 이미 수사가 개시됐던 거고, 고소 고발이 다 있는 건데 어쩌란 말이냐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총선 때까지 계속 싸우면서 가는 거고 민주당은 탄압당했다고 주장을 할 겁니다. 민주당은 아마 플랜B도 있을 겁니다. 선거법이나 이런 걸로 이재명 대표에게 어떤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서요. 어쨌든 계속 다투게 될 거고 그러다 보면 이쪽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겁니다. 나중에 가서 국민들한테 '그럼 위법한 행위를 가만두란 말입니까' 이런 변명을 할 수는 없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때와 달리 지금은 또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로 민생이 어려운 것도 윤석열 정부에게 불리한 경우입니다.

"국민들은 그럴 겁니다. '지금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6%~8% 오르고 환율이 1390원 넘어 1400원이 되고 있는데 무슨 변명이냐' '정치는 결과로 얘기하는 거다' 이러면서요. 정치적으로 수사를 덮어주자는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정치적인 상상력을 발휘해야 된다는 겁니다."

-야당은 김건희 여사 과거 의혹에 대해 특검법안을 발의했고 여당은 완강합니다. 김 여사에 대해서는 전 정부 검찰에서 무혐의 결론이 났던 거 아닙니까.

"야당이 처음엔 표절을 문제 삼다가 나중에는 아니라고 얘기한 발언을 문제 삼았어요. 비난을 위한 비난은 비열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김 여사 문제가 대통령 개인의 것이 아니게 됐습니다. 현 정부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한 모든 사람들에게 지분이 있는 것이고, 또 더 넓게는 국민 모두가 지분이 있는 겁니다. 그러면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거고요. 저는 사실은 그런 면에서 차라리 야당이 하자는 특검법을 담대히 받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오히려 특검법을 받아야 된다는 건가요.

"지금 제기된 여러 가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의혹을 봤을 때 국민이 합당하고 균형적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합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주류 언론들은 대통령 가족에 대해 기사를 쓸 때 조심스럽지 않습니까? 가십성 기사를 막 쓰거나 하진 않잖아요. 그런데 영부인 관련 기사가 막 칼럼으로 나올 정도면 이게 실질적으로 정치의 장애물이 되는 거고 그건 풀어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여러 가지 방식 중에 하나는 저쪽에서 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의 일을 해서 국민들한테 감동을 줘야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적당히 하는 게 아니라 특검법도 받겠다 하는 거죠. 국민들이 보더라도 자꾸 방어적으로 나오면 민주당에게 더 공격거리를 제공하는 겁니다."

-이준석 전 대표 문제로 국민의힘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강경파들은 제명까지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다고 쉽게 해소되지 않습니다. 이준석이 애초 대표로 당선이 안 됐다면 지금 국민의힘은 옛날 한나라당 새누리당하고 하나도 안 변한 모습일 거예요. 이준석이 사라지면 또 과거 모습으로 가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타격이 클 겁니다. 사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홀연히 나타나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된 것 말고는 인물들이 변한 게 하나도 없거든요. 당 진로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이준석을 치우고 가자는 건데, 징계로 자른다고 해서 쉽게 문제가 해소되진 않을 거예요. 예를 들어, 민주당이 강하다는 게 민주당 사람들은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갖고는 민주당이 끝까지 못 갈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도, 되는 대로 맡겨놓고 내부 단결을 하는 겁니다. 이재명 대표한테 '당신 때문에 당이 망하게 생겼으니 나가시오'라고 할 수도 없고, 또 '이재명 팬덤' 때문에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안다는 거죠. 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심중에 이준석 좀 쫓아냈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달려드는 겁니다. 정치는 그렇게 풀어서는 안 됩니다. 윤 대통령에게 진언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아요."

-의원님은 다수 편보다는 소수 편에 서서 직언을 해온 걸로 잘 알려져 있는데,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분으로 조언을 적극 할 수 있지 않나요.

"지금까지는 그런 채널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고, 저는 이번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주변에도 윤석열 대통령 개인에 대해 별로 호감이 없어도 잘했으면 좋겠다고 많이들 얘기합니다. 그런데 집권여당이나 정부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냐 하면 별로 그런 것 같지 않고, 귀가 좀 크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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