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효과 적고·품귀현상
가격 하락 요인 無… 상승세 우려
정부 유가보조금 지원 확대 절실
가격 하락 요인 無… 상승세 우려
정부 유가보조금 지원 확대 절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경유 수급 차질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경유의 유류세 인하 조치 효과가 휘발유보다 적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래 세계 석유제품 판매 가격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데,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경유가 산업용으로 주로 쓰인다는 점을 고려해 휘발유보다 세금을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했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경유 가격 폭등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화물·운송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740.07원, 경유는 리터당 1840.05원을 기록했다.
경유값이 휘발유값보다 99.98원 더 비쌌다.
가격 역전 현상은 지난 6월13일 경유가(2074.89원)가 휘발유(2074.3원)보다 리터당 0.59원 높아진 이후 11주째 이어지고 있다.
가격 차이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월20일 기준 9.57원의 가격 차이는 두 달 만인 이달20일 99.47원으로 높아졌다. 이달 23일에는 99.9원의 가격 차이를 기록해 경유가 100원 더 비싼 상황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현상은 2008년 5월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경유 가격이 더 높은 상황은 21일 지속됐는데 현재 73일째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경유의 국제가격 자체가 높게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일 기준 국제 휘발유(92 RON) 가격은 배럴당 110.43달러지만 국제 경유(0.001%)는 149.17달러로 높다.
여기에 국제시장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경유가격은 휘발유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유럽은 전체 경유 수입 중 약 60%를 러시아에 의존해왔는데, 수요 대비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져 국제세장에서 경유 가격 자체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또 정부의 유류세 37% 인하 조치가 정률로 인하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그간 국내에서 경유가 휘발보다 저렴했던 이유는 휘발유에 세금을 더 많이 부과했기 때문이다.
같은 비율로 유류세를 낮추다 보니 휘발유가 정유보다 가격 인하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 조치로 휘발유는 약 304원, 경유가 212원 가량 저렴해졌다.
화물·운송 업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경유 유가 연동보조금을 지원해왔는데, 내달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유가연동 보조금은 화물차와 버스 등 운송사업자를 대상으로 경유 가격이 기준 금액인 리터당 1750원을 넘으면 초과 상승분의 50%를 지원하는 제도다.
화물업계는 제도 연장이 필요하고, 현재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이 급등하는 유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하반기다. 정유업계는 하반기에 경유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경유 가격이 하락할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결국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 가격을 반영하기 때문에 국제 가격에서 경유가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데, 수급 차원에서 경유 공급 확대 여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유럽에서 LNG가격이 올라가고 있어 이를 대체해야 하는 수요까지 발생했고, 겨울이 다가오다 보니 공급이 확대되지 않는 한, 가격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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