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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언데드` 당대표·민주당 협공… 내전 내몰리는 尹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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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정치박박] `언데드` 당대표·민주당 협공… 내전 내몰리는 尹정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을 갓 넘긴 시점 정치권은 '난장판' 기록 경신에 여념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초 지지율 하락과 국정동력 상실을 말로는 '우려'한다지만, 실제론 '즐기는' 것 같은 정치 행태가 여야 모두에서 눈에 띈다. 정권 이양 직전까지 '입법 쐐기'를 박고 이후로도 국회 다수의석 '근육 자랑'으로 일관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본인이 '개고기' 대통령 선거운동을 했다며 1년간의 갈등 '분풀이'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선봉장 격이다. 실체 있는 팩트 발굴 대신 자극적 언어에 기반한 윤 대통령 협공(挾攻·양쪽에서 끼고 공격함) 뉴스는 따라잡기도 힘들 정도로 쏟아져 공해 수준에 이르렀다.

굳이 두 주체를 꼽은 것은 '공통점'이 엿보인 탓이다. 죽었으나 죽음을 잊은 듯 활보하는 '언데드(Undead)'같은 처지이면서, 정치적 이득은 철저히 좇되 '책임은 멀리한다'는 점이다. 퇴임한 대통령부터 스포트라이트를 갈구하는가 하면, 민주당은 5분의3 가까운 의회권력은 쥔 채이지만 정권은 내줬다는 이유로 국정 책임을 전부 면했다는 듯한 태도다. 소위 '검수완박' 입법을 새 대통령 취임 전 강행에 공포까지 하더니, 여당에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소송 취하를 요구하며 제21대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거래대상으로 삼으려 했다. 검수완박 산물인 개정 검찰청법 조항 '허점'을 짚은 법무부가 검찰 직접수사 범위를 시행령으로 재확대하자, 법 재개정과 한동훈 법무장관 탄핵론까지 꺼냈다. 민정수석실을 없애고 경찰 고위인사 제청권자인 행정안전부 장관 산하로 지원부서를 둔다는 것에 경찰 '특정 라인'이 항명 언론플레이를 벌이고, 야당이 조장한 것도 두번은 보기 힘든 광경이다.

발목을 붙든 채 걸음걸이를 질책하는 모순도 흔하다. 집권기 편성한 대통령 취임식 예산을 윤 대통령이 집행하니 '예산 낭비'를 주장했다. 대통령실 이전 공약 예비비는 시간을 끌며 축소 편성했고, 갑자기 '안보 걱정'을 내세웠고, 대통령이 출퇴근하며 생기는 물리적 애로를 특권과 태업이라고 꼬집었다. 야권 의원 175명의 국정조사 요구로 공사가 덜 된 대통령 관저까지 의혹 소재로 삼았다. 대통령 참모진의 '어공' 채용을 마치 처음 본 '사적채용' 비리처럼 공격하는 것도 국정 책임의식의 발로같진 않다. 장관급 위원회와 공공기관의 장, 대통령 직속위원회 수뇌까지 새 정부 100일 무렵에야 사의설이 흘러나올 만큼 정무직 알박기도 만만찮다.19대 대선 때 드루킹 사조직 '경인선'을 목놓아 찾던 김정숙 여사도 별일 없었는데, 김건희 여사 일거수일투족을 날마다 도마 위에 올리는 광경까지. 여당의 언어로는 '대선 불복', 개인적으론 '언데드·내로남불'이 겹쳐보이는 옛 집권세력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정치권에 '언데드'를 소환한 주인공이다. 실질적으로 지난 9일 국민의힘이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면서 전직 대표가 됐는데, 윤 대통령을 '개고기' '녹슨 수도꼭지' 등에 빗대고 '나를 이 새끼 저 새끼라 한 사람'이라고 풍문 섞인 폭로로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비대위 전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으로 법적 다툼까지 벌이고 있는 그는, 그 의결 주체인 당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을 요청한 최고위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반지의 제왕에도 언데드가 나온다"고 했다. 지난달 말부터 사퇴를 표명한 최고위원들 중 일부가 2일 최고위 의결에 참여한 것을 두고 되살아난 시체에 비유한 것. 그러던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부터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문자가 노출된 윤 대통령을 날마다 저격하는데, 현직 대표 시절 못지않은 미디어 출연으로 언데드처럼 활동 중이다.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다"는 대통령 말까지 즉시 '미러링'할 정도로 집요하다.

언변도 현란하다. 어떤 비판 잣대든 타인에게 먼저 휘두르면 자신은 피해갈 가능성이 높음을 알고 선수(先手)를 친다. 이 전 대표는 18일 KBS라디오에서 "대통령의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선거 결과가 좋으면 (대선 갈등은) 털고 갈 수 있겠지' 했는데…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탓했다. 다만 '속았다'는 비판은 본인 지지층에서도 나온다. 13일 기자회견에선 '선당후사(先黨後私)'가 근본도 없는 북한 용어라고 질타했지만, 1년 전 '전현희 국민권익위'로부터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이들에 '선당후사'를 요구한 게 본인이었다. 반대파에 "파시스트"라며 자신은 "자유주의적이고 개방된 정당"을 추구했다지만, 오히려 '양념단'을 닮은 그의 팬덤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당내에 팽배하다. 윤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낸 '자유' 메시지엔 "자유 한사발"로 비꼬듯 했고, '민간주도'에 코웃음치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선거 원톱으로 요구하며 '후보 무한책임'을 외친 사례도 있다.

사실상 내로남불이 부지기수다. 기성정치인들과 차별화하겠다며 '나는 좋은 게 좋은 거지 안 한다'고 했으나, 작년말 제기된 성접대 의혹과 '김철근 7억원 투자유치 각서'로 중징계 사유까지 된 증거인멸교사 의혹엔 "윤핵관"을 외치며 무마해왔을 뿐이다. 보수유튜브를 싸잡아 비판하면서도 임기 중 특정 유튜브와 대담은 두번이나 가졌다. 언데드 최고위원을 지적했으나, 지난 1월3일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사퇴 선언으로 배수진을 쳐놓고 후보와 대표를 중재하고 석달 뒤까지 직무를 수행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혹자는 이렇게 얘기할지 모른다. '이준석이 2030을 인질 삼아갖고 본인의 정치적 목표를 실현한다'고"라며 일부 유튜버 의견으로 치부했지만 윤 대통령과 충돌 때마다 '2030 지지이탈'을 위협해온 게 현실이다. 작년 전당대회에선 본인의 두달 전 '지구를 떠나겠다' 등 어록으로 '유승민계 편향' 의혹이 제기되자 상대편이 구태·계파정치를 한다며 해명을 건너뛰었다.

민주당이든 이 전 대표든, 상대방의 관용과 상식을 딛고 서서 자신은 기계적으로 원하는 것을 취할 때까지 부딪히고 압박하는 패턴이다. 핵위협을 앞세운 북한의 벼랑끝 협상술과도 닮았다. 총성만 없을 뿐인 내전(內戰) 상황 속 민생은 볼모로 잡혔다. 당·정에선 타개책은 물론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윤 대통령 측의 변화·쇄신폭은 미미하고 보수층에도 확신을 못 주고 있다. 그나마 주목할 만한 것은, 윤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독립운동 개념에 "자유국가 건국"을 포함해 말한 그날 '1945년 8·15 해방만큼 1948년 8·15 자유대한민국 건국도 중요하다'는 주장을 편 여당 정치인들이 있었단 점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야 예상 범주였지만, 최재형·박정하 의원과 김진태 강원도지사 등 비윤(非尹) 계열에서 접점이 더 많았다. 모 의원 '대화 녹음 금지법' 논란 등 반면교사를 범하지 않고 제역할 하려면, 위기의식과 자유철학 공유를 여권 재편의 새 기준 삼아야 한다고 본다.한기호기자 hkh89@

[한기호의 정치박박] `언데드` 당대표·민주당 협공… 내전 내몰리는 尹정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8월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한기호의 정치박박] `언데드` 당대표·민주당 협공… 내전 내몰리는 尹정부
지난 8월17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관저 관련 의혹 및 사적 채용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로 향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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