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6·1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논란 차단으로 급선회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서울·경기·제주 광역단체장 후보까지 연계한 '판 키우기'에 나섰다.
이 위원장과 송 후보가 지난 27일 발표한 '수도권 서부 대개발' 공약에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통합·이전하는 방안을 포함시키자, 이튿날(28일) 민주당 제주지역 출마자들이 전면 반대하며 자중지란에 빠졌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빈틈'을 파고들며, 시장 재선이 유력한 서울과 '박빙세'인 경기·제주를 연계해 막판 반전을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김은혜 경기도지사·허향진 제주도지사·부상일 제주을 국회의원 후보 등은 30일 서울 김포공항 앞에서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 및 연대 협약식'을 열고 "민주당은 이 후보(이 위원장) 단 한명의 '방탄복귀'를 위해 계양구민·서울시민·제주도민, 그리고 경기도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간판만 '민주당'일 뿐, 본질은 '군주당'"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 후보는 "경기도에는 민간공항이 없어 1400만에 달하는 경기도민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특히 경기북부 도민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전국에서 항공 교통 접근성이 가장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지사 경쟁자인 김동연 민주당 후보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허 후보는 제주도민 자기결정권 침해라고 비판하며 "헌정사상 최악의 공약"이라고 했고, 오 후보는 "이·송 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그렇게 가볍게 느껴지느냐"고 따졌다.
지도부 차원의 공세도 이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대위 대전 현장회의에서 "민주당은 김포공항 이전이라는 중요한 공약을 놓고도 당에 대한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유권자를 협박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9일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김포공항 이전 공약 당내 엇박자에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 지지를 해주시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에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맡아온 조응천 의원이 이날 "(지난 3·9 대선 당시) 여러 가지로 분석해 '이건 안 된다'고 얘기했었다"고 했다. 송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을 오영훈 당 제주지사 후보 당선 이후 논의 과제로 넘겼다. 그는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을 반면교사 사례로 들며 "당연히 수도권·충청·호남·제주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중앙정부의 협조를 얻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 위원장은 이날 계양을 캠프 기자회견과 SNS 등으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오세훈 후보를 겨냥하며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통합 이전하는 것이 맞다"며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고속전철로 10여분 거리(33.5㎞)'로, 김포 대신 인천공항 이용하는 것이 제주 관광 악영향이라니 대체 무슨 해괴한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공항철도) 이용객들이 무슨 '탄도미사일' 타고 날아갈 것도 아니고 '직선거리'로 교묘하게 국민들을 속이려다가 걸렸다"며 "'제주 관광에 악영향' 맞다. '오세훈 이야기'가 아니라 '민주당 제주도당 입장'이다"고 받아쳤다.한기호기자 hkh89@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 및 연대협약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부상일 제주을 국회의원 후보.<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송영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서부 대개발 정책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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