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측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측은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을 두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윤석열 정부에서도 특별감찰관 도입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친인척 등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비위행위에 대한 감찰을 담당하는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이다.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됐으나 초대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청와대와 갈등 끝에 사퇴한 뒤로 공석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을 이유로 임명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민정수석실 폐지, 대통령실의 사정 컨트롤타워 기능 폐지 등 전반적 여건이 이전 정권과 달라졌다"며 "특별감찰관제를 포함해 권력형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시스템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폐지를 한다는 것은 아니고 특별감찰관제를 포함해 다른 구상을 하는 것"이라며 "어떤 논의가 진행 중인지 일일이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내부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사실상 특별감찰관제 폐지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반적 여건이 달라졌다는 것은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의미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게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조사는 누가 하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검경이 있다.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청와대에서 검·경을 통제하던 민정수석실을 폐지했기 때문에 검경이 대통령 친인척이라 하더라도 눈치 보지 않고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고, 그에 맞춰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특별감찰관 폐지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윤 대통령 측이나 국민의힘이 대선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도입을 주장해왔던 것과는 입장이 달라진 셈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에도 특별감찰관 부활을 예고했고, 국민의힘 역시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은 우리가 민주당에 왜 임명을 안하느냐고 했던 문제라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으려면 임명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김건희 여사가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허위 경력 의혹 등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감찰관을 폐지할 경우 공약 후퇴라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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