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과 부의장이 선출됐지만 회의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원구성이 언제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 간 대치가 심화하고 있어 본회의 개최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늦으면 8월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작은 민주당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주기로 한 후반기 원구성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자 국민의힘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법사위원장과 관련된 과거 원구성 합의를 깨려고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제발 삼킬 수 있는 만큼만 베어물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먹을 수 있는 거 다 먹다가 탈 난다"며 "입법폭주로 국민 지탄을 받으면서, 아직도 국회 일방운영을 기획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기현 전 국민의힘·윤호중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7월 '21대 전반기 상임위는 11대 7로 나누고 후반기 상임위 배분은 교섭단체 의석 수에 따르되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는 내용의 원구성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국민의힘이 여당이 되면서 전반기 원내지도부가 후반기 원구성까지 합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기존 합의를 파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법 개정 국면에서 의장 중재한 합의를 깬 상황을 명분으로 삼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모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반기 2년 원구성이 국회법에 따라 새롭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협상의 법적 주체는 현재 원내대표"라며 "국민의힘이 그동안 정부를 입법부가 견제하는 차원에서 법사위는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여야가 따로 맡아야 한다'며 '관행과 합의를 지키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당시 원내대표가 결정한 게 아니라 민주당이 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바뀐다고 외국과 체결한 조약이 무효가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