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KTX 열차 안에서 심근경색 환자의 응급처치를 도와 생명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20일) 대전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참여를 위해 이동하던 KTX 기차 안에서 '응급환자 발생, 의료진은 10호칸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방송을 듣고 본능적으로 달려갔다"며 "68세 남성이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땀을 흘리며 힘들어하고 있었고, 막힌 혈관을 빠르게 뚫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요하는 긴급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신 의원은 이어 "기차안 혈압과 체온,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의료장비나 응급처치 약물을 요청했으나 구비되어 있는 것은 AED 제세동기 외에는 전무했다"며 "흉통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처치가 별로 없었으나 다행히 같이 있던 소아과 의사선생님들의 제안으로 혈관확장제 구비 승객을 수소문해 NTG 설하정 1알을 복용시키고 간이 산소공급을 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환자는 곧바로 가까운 대전역에 대기하고 있던 119 응급구조차로 옮겨져 병원으로 이송됐고, 신 의원은 환자와 구급차에 동승했다.
신 의원은 "응급 환자 발생시 가장 어려운 부분은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는 것"이라며 "구조차는 크고 가까운 A대학병원을 향해서 이동하다가 다시 차를 돌려, B대학병원으로 향했다. 중환자실은 없지만 심장 시술은 가능하다니 골든타임 유지를 위해 시술을 빠르게 받고 이후 대책은 사후 판단할 수밖에(없는 상황이었다)"라고 했다.
신 의원은 이어 "처음 응급실 도착 후, 달갑지 않은 시선을 감지 할 수 있었다"며 "다른 병원을 열심히 알아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곧바로 환자를 내릴수 없는 분위기였고, 할 수 없이 제가 이 병원 인턴 출신인데 잘 부탁드린다고 고개 숙여 인사한 이후에야 의료진의 태도도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환자는 증상 발생이후 40분 만에 심장혈관조영 및 스텐트 삽입을 위한 시술실로 이송됐다.
신 의원은 "의사로서 오랜만에 응급환자와 응급의료현장을 몸소 체험했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길가다 응급환자가 생겨도 적극적인 소생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않으면 오히려 소송으로 돌아오기에 '착한 사마리아인'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 대중교통 시설에 혈압계 같은 기본적인 응급키트도 구비돼 있지 않은 현상, 여전히 병원 응급실은 환자의뢰에 비협조적인 의료현장의 한계와 현실 들을 하나하나 법안과 예산으로 풀어나가려 한다"며 "하루하루 일상속에서의 정치가 순간순간 미담이 될 수 있도록 남은 2년을 보내겠다"고 했다.
신 의원은 끝으로 응급상황에 함께해주신 소아과전문의 등 묵묵하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