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방한 일정이었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던 중 깜짝 선거운동을 했다.
21일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경기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 듣던 중 "피터, 투표하는 것 잊지 말라. 당신은 여기에 살 수도 있지만, 투표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피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이자 삼성 협력사인 KLA 직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신의 회사가 삼성의 반도체 제조 공정에 기여하는 부분을 설명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설명이 끝나자 투표를 독려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투표는 11월에 예정돼 있는 미국 중간선거를 뜻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간선거는 미국에서 대통령의 임기 중간에 실시되는 상·하 양원 의원 및 공직자 선거로, 재임 중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투표독려' 발언은 중간선거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례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중간선거를 5개월 여 앞두고 있는 미국은 한국과 비슷한 고물가·고금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 외에도 국내적으로 잇따른 총기 난사 사건과 분유 부족 사태 등 악재가 겹쳐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일정 중 삼성과 현대차 등 한국기업들과 소통과 투자유치 등에 중점을 두고 있고, 삼성 반도체 공장 연설에서 일자리 창출 등을 강조했던 것도 경제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