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 야권 단일화 결렬을 둘러싸고, '안철수 조롱' 논란을 불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2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뉴시스 의뢰·지난달 28일~이달 1일 이틀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유선 5% 무선 95% RDD 자동응답 방식·응답률 10.4%·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단일화 결렬 책임이 누구에게 더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응답자 과반인 50.4%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지도부'를 꼽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지도부'(43.4%) 응답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것이다. '잘 모름'은 6.3%로 집계됐다.
지난 1일 여론조사업체 칸타코리아가 전국 성인 10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서울경제 의뢰·지난달 27일~이달 1일 사흘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유선 10.9% 무선 89.1% RDD 자동응답 방식·응답률 12.5%)에서도 '(야권) 단일화가 최종 결렬될 경우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느냐'는 문항에서 윤 후보가 28.9%, 안 후보가 25.9%로 비등했다. 하지만 이 대표를 꼽은 응답도 16.5%, 3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가 후보 겸 협상 당사자가 아님에도, 4·5번째로 높게 지목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2.5%)나 안 후보 측 협상 대리인으로 알려진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1.2%)보다 확연히 높은 책임을 묻는 여론이 존재하는 셈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대표가 야권 단일화 협상 결렬의 변수였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일 한 종합편성(종편) 방송사는 익명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를 인용해 "윤 후보는 협상 당시, '이 대표 정리가 필요하다'는 안 후보 측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또 전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보특보였던 김용남 국민의힘 전 의원은 지난 1일 저녁 T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단일화 협상의) 걸림돌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우리가 단일화를 할 때 거대 담론을 얘기하지만, 막후에서는 뭔가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 야당(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안 후보가 양보 형태의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안 후보께 드릴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는 (자리를 약속하더라도) 국회 표결을 해야 하는데 민주당에서 절대 (인준을) 안 해준다"며 "만약에 정치적으로 의미 있거나 비중 있는 것이라면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을 전제로 한 당 대표 자리 정도밖에 없다"고 했다. 이 대표가 양보를 용인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는 "걸림돌이라니까"라며 웃었다.
이에 이 대표 측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은 SNS를 통해 "전직이지만, 선대위 직책을 달고 발언하면, 이런 게 과연 이 시점에서 윤 후보에게 무슨 도움이 될지 안타깝다"며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선 일주일밖에 안 남아 있는 엄중한 시기다. 걱정스럽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
지난 3월1일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