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3·1절 기념식 참석 후 尹과 만남 여부 취재진 질문에 "중요 어젠다 논의하자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
인명진 목사 등 '지지철회 선언'엔 묵묵부답…당일 권영세 "安 전화도 안 돼, 만남 현실적 어려움"
국힘 폭로한 3주간 협상에 "제 제안에 답변 못 들어…여론조사 경선 테이블 안 올렸다? 변명 안 된다"
인명진 목사 등 '지지철회 선언'엔 묵묵부답…당일 권영세 "安 전화도 안 돼, 만남 현실적 어려움"
국힘 폭로한 3주간 협상에 "제 제안에 답변 못 들어…여론조사 경선 테이블 안 올렸다? 변명 안 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3·1절 정부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윤 후보와의 직접 만남 여부에 관해 "저는 정치인들끼리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서 논의를 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안 후보가 자신의 단일화 요구 불응에 따른 인명진 목사(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의 지지 철회선언 관련 질문을 받고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다. 안 후보는 "전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 제가 3주 전에 야권 단일후보를 (여론조사 경선으로) 뽑자고 제안을 했다. 그동안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그러다가 사흘 전(지난달 26일) 연락이 왔다"며 "그래서 어떤 이야기들을 할 것인지 거기에 대해 저희 (이태규) 의원이 들어보러 갔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에서 지난달 부터 3주 가까이 안 후보 측근과 접촉한 데 이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간 '전권 대리인' 협상 및 합의에 이르렀음에도 안 후보에게 보고된 뒤 단일화 결렬을 통보(지난달 27일)받았다고 폭로한 데 대한 해명부터 시작한 것이다.
안 후보는 "저는 기대하기로는 그동안 3주 동안 왜 아무런 대답이 없었는지 그리고 또 제가 제안을 했었던 국민 경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답을 들을 줄 알았다"며 "(국민의힘이) 거기에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거기에 진정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취재진이 재차 '인 목사가 지지철회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앞서 인 목사,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 임삼진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는 대선 완주를 선언함으로써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을 저버렸다"며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은 협상 테이블에 오른 적 없다'는 윤 후보 측 주장에는 "제가 (지난달 13일 기자회견으로)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에 대해서 '테이블 위에 올라오지 않았다'는 그 말은 변명이 될 수가 없는 것"이라며 "그리고 저는 어떠한 요구도 한 적이 없다. 저희들은 단지 그쪽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들으러 간 것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최근 단일화 결렬 선언 후 호남권 유세에서 '정권교체' 구호 없이 선거운동한 정황과 관련, '정권교체 대의에는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지금 현재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 따져야 한다. 그게 바로 많은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 아니겠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국가를 운영하지 못한 정치세력은 국민 심판을 받아서 정권교체가 되면 그러면 또 정권을 잃은 세력은 더 열심히 노력해서 다시 한 번 더 정권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며 "또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세력은 그렇게 되지(심판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게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길이라는 신념은 저한테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아직 만날 의향이 있냐'고 묻자 "저는 정치인들끼리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서 논의를 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4일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를 앞두고 윤 후보와 극적인 만남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이날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확대선대본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야권후보 단일화 관련 "안 후보가 전화가 많이 와서 (연락을) 받을 수가 없다고 하는데, 전화해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실무협상은 매번 할 때마다 부인당하는 입장에서 본인(안 후보)을 만나는 게 중요하지만 만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은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만 제가 이야기했듯 그 끈을 놓지는 않겠다"며 "우리가 먼저 끈을 놓는 일은 없다고 했으니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전날(지난달 28일) 심야 의원총회에서 '단일화 촉구' 의견이 다수 분출한 것에 대해 "의원 수가 100명이 넘는 정당"이라며 "단일화(노력을) 계속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제 나도 '끈을 놓지 않겠다', '우리가 먼저 놓는 일은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 이태규 의원이 '여론조사 수용이 협상의 선결조건이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에 대해 권 본부장은 "그분들의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것을 제가 확인할 길은 없다"며 "우리가 협상에 나섰던 모든 분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협상 테이블 위에 여론조사 경선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었다는 것이 객관적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안 후보가 대선 완주를 고수할 경우 윤 후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진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며 "조금 더 두고 봐야 저희도 알 거 같다"고 신중한 답을 내놨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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