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7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맞붙었다. 이 후보는 다당제 보장을 위한 정치제도 개혁 추진과 관련해 "정치 교체를 확실히 해내겠다"고 말했으나, 윤 후보는 "대선을 12일 남기고 물타기 하는 것"이라며 정면 공격했다.
이 후보는 핵심 취약 지역을 찾아 지지율 보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으로 부울경의 핵심 거점을 모두 찍는 것으로 일정을 진행했고, 윤 후보는 1박 2일 일정으로 지지율 강세 지역인 영남권 일정과 강원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으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 일정이 취소되면서 관련 기자회견만 하고 포항 유세 일정만 소화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이 상남분수광장에서 유세를 먼저 시작했다. 창원은 경남도청 소재지로 경남의 중심으로 손꼽히는 동네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금융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금융구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사회적 공공일자리 100만개 만드는 것은 유승민 전 의원께서 하신 것(구상)"이라고 말하는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여야를 가리지 않는 정책 수용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모두의 대통령, 통합의 대통령이 되어 인재를 가리지 않고 (등용해) 확실히 성과를 내겠다"며 "정치교체를 확실히 해내겠다"고도 약속했다.
이어 민주당이 다당제 보장을 위한 정치제도 개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국민이 왜 두 정치 집단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느냐. 제3, 제4, 제5의 선택이 가능해야 한다"면서 "이제 제3 선택이 가능한 다당제 선거제도 개혁으로 정치교체를 확실히 해내겠다"고 말했다.민주당이 제안한 다당제 연합정치를 골자로 하는 정치개혁안에 '발표 시점'을 문제로 반대하는 윤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지사 때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사실과 2015년 경남 학교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두고도 비꼬기도 했다.
이 후보는 "그때 제가 시립의료원을 만들고 있었는데 성남시장이 경남지사랑 비교가 되니 격이 올라가더라"면서 "(제가) 예산을 아껴서 3대 무상복지를 한다고 하니 정부가 마구 막았는데, 경남에서는 무상급식이 중단되면서 제 정치적 비중이 올라갔다"고 했다.
부산 진구에서 진행한 두 번째 유세에서는 자신의 지역 공약인 '남부 수도권' 구상을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부울경 메가시티는 꼭 해야 하고 그 중심이 부산이 되어야 한다"며 "부·울·경과 전남·광주를 다 묶어 남부지역에 새로운 수도권을 하나 만들자, 싱가포르처럼 독립된 하나의 경제를 만들자.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가능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유세 중 부산 사투리를 사용, "3년 만에 제가 경기도에 130조 원의 투자유치를 했다"며 "부산에 그 정도 (투자유치를) 했으면 지금 디비졌을(뒤집어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장 외투를 벗은 와이셔츠 차림으로 유세를 이어가며 지지자들의 환호를 끌어내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날 포항 유세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당초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영주·안동·영천·경산·경주·포항 등 영남권 일정과 강원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으나,'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무산 기자회견'으로 인해 포항 일정만 소화했다.
윤 후보는 여권이 최근 다당제를 고리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제3지대 정당에 손을 내민 것을 두고 "정말 진정성이 10%라도 있었다면은 국민들이 이렇게 뽑아주고 압도적으로 밀어줬으면 그 때는 못했더라도, 그 때는 날치기 하고 다수당 횡포 부리고 상임위원장 독식했더라도 선거운동 시작했을 때에는 이런 것 들고나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선 열흘 앞두고 정권교체 여론을 정치개혁으로 물타기 하는 의원총회를 여는 식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속이고 국민을 공작과 세뇌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희·임재섭기자 saehee0127@dt.co.kr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남 창원시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지방자치와 미래산업 선도도시 창원, 이재명은 합니다!' 창원 유세에서 두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