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누적 기술수출 금액은 11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메이저 제약사들에 이어 중소 바이오기업까지 기술수출에 합류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기술수출은 1월 GC녹십자의 계열사 GC녹십자랩셀이 미국 관계사인 아티바와 함께 맺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계약 대상은 글로벌 제약사 MSD로,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총 3가지의 CAR-NK세포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선다.
총 계약 규모는 약 2조900억원이며, 이번 계약에 따라 GC녹십자랩셀로 직접 유입되는 금액은 총 1조97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중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70억원, 치료제 개발 단계별 성공 로열티(마일스톤)은 약 1조800억원이다. 나머지 약 1조원은 아티바가 수령한다.
대웅제약도 기술수출 대열에 본격 합류했다. 주인공은 P-CAB 기전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프라잔'으로, 지난 3월 중국 양쯔강의약그룹의 자회사 상해하이니와 총 3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어 불과 3개월 뒤에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펙수프라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뉴로가스트릭스의 지분 5%를 받았고, 향후 기업공개(IPO) 시점을 기준으로 총 13.5%까지 확대된 지분을 확정적으로 양도받을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총 480억원 가량의 기술료를 비롯해 미국 판매액에 따라 최대 두 자리 수 퍼센트의 런닝 로열티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치료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FLT3억제제 'HM43239'를 지난 11월에 기술수출했다. 상대는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로, 한미약품은 확정된 계약금 150억원을 60억원의 현금과 90억원 규모의 앱토스 주식으로 나눠 받는다. 마일스톤(milestone)으로 최대 4900억원을 수령하며, 판매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약정돼 있다.
SK바이오팜 역시 올해 11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포함한 6개 중추신경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중국 판권을 이그니스에 기술수출해 약 18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획득했다. 이어 계약 조건에 따라 선계약금 240억원,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180억원, 판매에 따른 로열티 등 수익을 확보했다.
또한 올해 레고켐바이오가 누적 1조6000억원, 보로노이가 1조4000억원, 제넥신이 1조2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펩트론·이뮨온시아·에이프릴바이오·올릭스 등 중소바이오 기업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의 주요 기술수출국으로 급부상한 데에는 대기업과 기술개발 업체간 협업을 통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밑바탕이 됐다.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 2018년 얀센과 1조4000억원 규모 항암 신약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원 규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뒤 마일스톤 계약에 따라 꾸준히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유한양행의 성공적인 기술수출 뒤에는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이 밑바탕이 됐다. 1조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을 이뤄낸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레이저티닙은 2015년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한 것으로, 당시에는 전임상 직전 단계였으나 유한양행이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다시 수출한 것으로, 대표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부터 코스온, 이뮨온시아, 휴마시스, 제넥신, 파멥신, 브릿지바이오, 신테카바이오, 메디오젠, 지엔티파마 등 다수의 바이오기업에 투자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속하고 있다.
SK케미칼도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오픈이노베이션 R&D(연구개발) 전략을 세웠다. SK케미칼은 최근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인 심플렉스와 신약 공동 연구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신약 후보물질 탐색에 돌입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특정 적응증 및 타깃 단백질에 대한 새로운 구조의 약물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심플렉스가 CEEK-CURE를 사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면, SK케미칼이 이를 검증하고 임상 등 상용화 절차 밟는 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도출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양사가 공동 소유하고, 판권 등 라이선스는 SK케미칼에 독점적으로 귀속된다. 이밖에 SK케미칼은 AI 기반 업체 외에도 J2H바이오텍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약 개발 공동 연구와 해외 바이오 펀드 투자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R&D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김진수기자 kim89@dt.co.kr
올해 가장 주목받은 기술수출은 1월 GC녹십자의 계열사 GC녹십자랩셀이 미국 관계사인 아티바와 함께 맺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계약 대상은 글로벌 제약사 MSD로,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총 3가지의 CAR-NK세포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선다.
총 계약 규모는 약 2조900억원이며, 이번 계약에 따라 GC녹십자랩셀로 직접 유입되는 금액은 총 1조97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중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70억원, 치료제 개발 단계별 성공 로열티(마일스톤)은 약 1조800억원이다. 나머지 약 1조원은 아티바가 수령한다.
대웅제약도 기술수출 대열에 본격 합류했다. 주인공은 P-CAB 기전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프라잔'으로, 지난 3월 중국 양쯔강의약그룹의 자회사 상해하이니와 총 3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어 불과 3개월 뒤에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펙수프라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뉴로가스트릭스의 지분 5%를 받았고, 향후 기업공개(IPO) 시점을 기준으로 총 13.5%까지 확대된 지분을 확정적으로 양도받을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총 480억원 가량의 기술료를 비롯해 미국 판매액에 따라 최대 두 자리 수 퍼센트의 런닝 로열티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치료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FLT3억제제 'HM43239'를 지난 11월에 기술수출했다. 상대는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로, 한미약품은 확정된 계약금 150억원을 60억원의 현금과 90억원 규모의 앱토스 주식으로 나눠 받는다. 마일스톤(milestone)으로 최대 4900억원을 수령하며, 판매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약정돼 있다.
SK바이오팜 역시 올해 11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포함한 6개 중추신경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중국 판권을 이그니스에 기술수출해 약 18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획득했다. 이어 계약 조건에 따라 선계약금 240억원,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180억원, 판매에 따른 로열티 등 수익을 확보했다.
또한 올해 레고켐바이오가 누적 1조6000억원, 보로노이가 1조4000억원, 제넥신이 1조2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펩트론·이뮨온시아·에이프릴바이오·올릭스 등 중소바이오 기업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의 주요 기술수출국으로 급부상한 데에는 대기업과 기술개발 업체간 협업을 통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밑바탕이 됐다.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 2018년 얀센과 1조4000억원 규모 항암 신약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과 1조원 규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뒤 마일스톤 계약에 따라 꾸준히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유한양행의 성공적인 기술수출 뒤에는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이 밑바탕이 됐다. 1조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을 이뤄낸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레이저티닙은 2015년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한 것으로, 당시에는 전임상 직전 단계였으나 유한양행이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다시 수출한 것으로, 대표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부터 코스온, 이뮨온시아, 휴마시스, 제넥신, 파멥신, 브릿지바이오, 신테카바이오, 메디오젠, 지엔티파마 등 다수의 바이오기업에 투자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속하고 있다.
SK케미칼도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오픈이노베이션 R&D(연구개발) 전략을 세웠다. SK케미칼은 최근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인 심플렉스와 신약 공동 연구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신약 후보물질 탐색에 돌입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특정 적응증 및 타깃 단백질에 대한 새로운 구조의 약물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심플렉스가 CEEK-CURE를 사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면, SK케미칼이 이를 검증하고 임상 등 상용화 절차 밟는 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도출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양사가 공동 소유하고, 판권 등 라이선스는 SK케미칼에 독점적으로 귀속된다. 이밖에 SK케미칼은 AI 기반 업체 외에도 J2H바이오텍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약 개발 공동 연구와 해외 바이오 펀드 투자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R&D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김진수기자 kim8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