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삽화·설치·영화·애니메이션·사진 등 140점 전시
"마음 문 열고 관람하면 많은 것 느낄 수 있어"
"마음 문 열고 관람하면 많은 것 느낄 수 있어"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에서 27일 막을 올렸다.
지엔씨미디어가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 공식적으로 협업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스페인의 달리 미술관과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미국의 살바도르 달리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 생애를 걸친 유화 및 삽화, 대형 설치작품, 영화와 애니메이션, 사진 등 140여 점을 10개의 섹션으로 나눠 연대기별로 소개한다. 1910년대 초부터 1980년대까지의 유화와 삽화 시리즈를 선보이고, 유년 시절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시기별 작품 특성을 조명한다. 영향을 주고받았던 인물과 개인적인 순간들도 함께 소개한다.
후안 마누엘 세비야노 살바도르 달리재단 대표이사는 개막 전날 진행한 프리뷰 오프닝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 프로젝트인 만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전시를 둘러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다른 전시들에 비해 달리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라며 "달리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의 과학적 진보, 캐릭터, 명화 등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까르메 루이즈 곤잘레스 피레레스 달리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한국 첫 전시인 만큼 다양한 달리의 작품을 보여드리는 데 중점을 뒀다"며 "작품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달리의 모습도 보여주고자 정성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그는 "앙드레 브르통이 달리에 대해 초현실주의 작가로서 꼭 열어야할 창문을 열어준 인물이라고 했다"며 "항상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작가의 매력을 이번 전시에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캐런 랭 존스톤 플로리다 달리미술관 보드멤버 이사장은 "이 전시를 위해 플로리다에서 52점을 가져왔다"며 "이렇게 멋진 공간에서 전시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걸어다니면서 영상과 회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없었다"며 "달리가 살아있었다면 이런 전시를 했을 것"이라고 감탄했다.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비야시안 주한스페인 대사는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전시를 많이 못해 안타까웠는데 앞으로 스페인 작품들이 한국에 올 수 있길 희망한다"며 "올해 달리 전시를 열 수 있게 돼 큰 영광이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곤잘레스 큐레이터는 "달리가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작가기 때문에 마음의 문을 열고 그의 입장에서 전시를 관람하면 더 많은 것들이 와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살바도르 달리는 평생 천재적인 화가로 칭송받으면서 동시에 기상천외한 괴짜 취급을 받은 작가다. 입체파의 영향을 받아 고전화에 관심을 보였으며,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충격을 받고 무의식과 꿈의 세계에 심취하기도 했다.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 탄생한 초현실주의 작가로 활동하다 독자적인 길을 개척했다.
평생 시달린 불안감과 광기를 독창적인 예술 언어로 표현했다. 파리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유럽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고 영화, 사진, 연극, 패션 등 상업적인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전시는 내년 3월 20일까지이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및 증빙서류를 지참한 경우에만 입장할 수 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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