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현재까지 내지 않은 추징금 규모는 9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추징금을 받아낼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추징금을 집행하기 위해 관련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이날 정치권,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4월 내란, 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고,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2013년 추징금 집행 시효 만료를 앞두고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이 개정됐고, 검찰은 그 시효가 연장되자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을 구성해 고인의 재산환수에 본격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추징금 2205억원 중 집행이 이뤄진 건 1249억원(57%)이다. 나머지 956억원은 미납 상태다.
검찰은 올해 총 14억원을 집행했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지난 7월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운영하는 출판사 시공사를 상대로 3억5000만원을 집행했다. 8월에는 전 전 대통령 일가가 소유하고 있던 경남 합천군 율곡면 소재 선산과 건물 등을 공매에 넘겨 10억5000여만원에 낙찰됐다.
주요 부동산의 경우 전 전 대통령 측 이의제기로 다수가 소송 중이다. 앞서 고인의 며느리 이윤혜씨는 검찰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연희동 별채를 공매처분한 것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11일 2심에서 패소했다.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남은 추징금을 환수할 수 있을지는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현행법상 추징금은 가족 등 타인에게 양도나 상속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한 상황에서 미납 추징금 환수가 가능한지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원칙적으로는 추징이 어렵지만, 전 전 대통령이 제3자 이름으로 은닉한 재산에 대해 집행이 가능한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검찰 관계자는 "법리 해석의 문제로, 추가 집행 가능성에 대해 아직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이 서울시에 체납한 지방세도 약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2014년 두 아들 명의의 부동산이 그의 명의신탁 재산으로 분류돼 공매 처분되면서 발생한 지방소득세 등 9억 8200만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아 8년째 서울시 고액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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